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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각심(覺心) 큰스님 영전에 바치는 헌사(獻辭)
[미디어한국] 오늘 음력 10월 4일,“각심(覺心) 큰스님”의 열반일이다.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지만마음 한편에서 오래 묻어둔 무엇인가가서서히 자욱한 운무가 걷히듯 깨어나고 있었다.문득,“오늘은 꼭 와야 한다.”맞은편 지리산에서 각심 큰스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기운—큰스님이 미타암 숲에 살아 계신 듯하였다.멀리 서울에서 오신 남효선생과 함께서둘러 택시를 불러 안개 자욱한 구례읍을 지나 지리산 미타암에 들어선 순간다른 세계로 건너온 듯하였다.화엄사 골짜기 어느 자리에서도 보이지 않는법성봉의 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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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늦가을 오후 사람으로 돌아와 쓰는 글
[미디어한국] 며칠이었는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인생 마지막 버킷리스트 가운데가장 핵심이라 여기는 원고를 정리하다가어느 순간 헤아릴 수 없는 늪에 빠져버렸다.그 늪은 물기가 흐물흐물한 진흙 펄이 아니다.어디가 바닥인지, 어디가 출구인지도 구분되지 않는머리와 마음의 깊은 흡입구 같은 것이었다.걸음을 옮기는 순간마다 더 깊이 빨려 들어가고,빠져나올수록더 깊은 어둠이 펼쳐지는 이상한 공간이었다.그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나는 사실상 책상 앞에서만 살았다.배고프면 대충 먹고,졸리면 그대로 엎드려 잤다.시간 감각도 사라졌고날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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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유령들의 나라, 망조가 든 대한민국
[미디어한국]나라가 무너질 때는 언제나 징조(徵兆)가 먼저 온다.처음에는 부정부패가 한 점 먼지처럼 스며들고, 그다음엔 탐욕이 제도를 갉아먹는다.그리고 마지막에는 양심이 조롱당하고, 진실이 실적에 묻힌다.지금 이 나라가 바로 그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정치인들은 권력을 팔아 부패를 제도화했고, 정당은 침묵으로 공모했으며, 행정부는 ‘묵인’이라는 이름으로 눈을 감았다.그 틈을 타 지자체장들은 경쟁적으로 ‘국고 털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그들의 머릿속에는 국민의 삶이 없다.오직 선거자금, 재선의 발판, 그리고 명함에 새겨질 “이 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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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최민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의 침묵이다
[미디어한국] 국회의 공공성은 이미 잊힌 것일까.최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요즘 정치판을 보면 부정부패도 과학의 한 분야가 된 듯하다.최근엔 ‘국회에서 결혼식 실험’이라는 신개념 연구가 등장했다.그 주인공은 양자역학을 공부한다던 최민희 의원이다.최민희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올렸다.피감기관 인사들의 축의금과 화환이 오가며,공적 권력과 사적 이해가 한데 섞인 완벽한 ‘관계의 파동함수’가 만들어졌다.그야말로 완벽한 양자역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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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삶은 인연의 강물 위를 흐르는 한 송이 꽃
[미디어한국]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우리는 태어나고, 자라고, 배우고, 일하고, 사랑하고, 늙고, 그리고 언젠가 죽는다.겉으로 보면 그것은 정해진 순서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끝없는 우연과 인연의 그물이 얽혀 있다.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그 모든 일들이 과연 내 뜻이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어릴 적 꿈꿨던 일들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대신 전혀 예상치 못한 길 위에 내가 서 있었다.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그 모든 길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었음을.인연은 계산으로 짜여 지지 않는다.부모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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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칼럼] “돌봄통합지원법” 성공을 위한 조건 – 의료기사 제도의 현실적 개편이 필요하다
[미디어한국] 최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이 소식을 알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심지어 국가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조차 관심이 없고 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단순한 직역 간의 갈등 문제가 아닌, 고령화 사회 속에서의 의료서비스의 근본적인 재편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우리나라 의료서비스는 오랫동안 한 직역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물론 그 직역은 의료의 핵심이자 중심축이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존재다. 그러나 현재의 의료법은 1951년에 제정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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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칼럼] 지구촌 ‘김치의 날’에 우리는 뭘 하나?
[미디어한국] 최근 프랑스 파리의 15개 구에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던져준다. 이미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영국 런던 킹스턴구에 이어 세계적으로 한국의 전통 발효 식품인 김치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념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자긍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파리 지자체들은 김치 요리대회, 김장 버무리기 행사 등 다채로운 문화 교류를 통해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세계가 먼저 나서서 김치를 기념하는 지금, 정작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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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천 년의 화쟁(和諍), 오늘의 정치에 길을 묻다
[미디어한국] “정치는 권력의 싸움이 아니라 공존의 약속이다 — 신라 육부촌의 합의 정신이 오늘의 정치에 던지는 메시지.”역사는 어떤 시선으로 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신라의 육부촌장(六部村長)은 단순한 마을의 대표가 아니었다. 여섯 개 촌락의 대표가 모여 나라를 세울 때, 그 기틀은 힘의 지배가 아니라 ‘합의의 원리’였다. 서로 다른 혈연과 지역이 공존하며, 중요한 일은 모든 촌의 동의 아래 결정했다.오늘날의 개념으로 치면, 그것은 일종의 ‘연방제’였다. 중앙이 명령하고 지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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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언론이 죽으면 자유 민주주의도 죽는다
[미디어한국]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국가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 독재자를 광화문 한복판에서 찬양해도 죄가 되지 않지만, 현 정권을 비판하는 글은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언론을 통해 독재를 찬양해도 죄가 되지 않지만, 권력을 비판하면 사라진다. 이 모순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의 초상이다.포털 다음과 네이버는 국민 일상의 창문이다. 그러나 그 창문이 어느 날부터 흐릿해지고 빛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정권과 여당을 비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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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김일성이 기획하고 민주당이 구현하는 나라
[미디어한국] “1, 김일성이 기획하고, 2, 김대중이 뿌리고, 3, 전교조가 교육하고, 4, 민노총이 가꾸고, 5, 민주당이 구현하는 나라다.”위 내용은 가끔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들이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느냐는 물음에 대한 봉성산 촌부의 답이다.짧은 다섯 문장이지만, 이 안에는 한 세기를 거쳐 형성된 우리 한국 사회의 정신 구조와 끊임없는 갈등과 끝나지 않는 혼돈의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김일성이 기획한 이념의 씨앗이 뿌려지고, 세대를 거치며 교육으로 전파되었으며, 조직의 투쟁을 통해 실천으로 옮겨졌고, 마침내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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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법은 누구를 위하여 있는가? 이진숙 체포를 보며
[미디어한국]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경찰에 전격적으로 체포되었다.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라 한다. 경찰은 여러 차례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이진숙은 공적 일정으로 응하지 못했을 뿐이라 항변한다.여기서 드는 의문은, 그 태생이 정치인일 수밖에 없는 정무직 방통위원장 이진숙의 말들이, 공무원법 위반이고 선거법 위반이라면, 즉 이렇게 작전하듯 전격적으로 체포할 범죄라면, 현직 검사로 절대적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검사 임은정은 어떠한가? 역대 검사들 가운데 가장 노골적인 정치 검사가 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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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우상은, 남이 아니라 바로 너 자신
[미디어한국]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우상은, 남이 아니라 바로 너 자신이다.”“나의 몸이 교회이고, 마음이 하나님임을 아는 것이다.”“나의 몸이 법당이고, 마음이 부처님임을 아는 것이다.”젊은 시절, ‘우상(偶像)’에 관한 토론 자리에서 이런 주장을 했더니 반종교적인 무신론자, 심지어 공산주의자로 내몰리는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사람들이 격하게 반응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교회와 절에 가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전부 바보냐는 것. 둘째, 교회와 절에 가서 소원을 이룬 사람들이 모두 사기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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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가장 바람직한 남북통일은 자연이다
[미디어한국] 결론부터 말하면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재명이 세계인들에게 말하는 남북 해법은 때마다 오는 각설이의 타령일 뿐 별것이 아니다. 속 빈 강정이다.뿐만이 아니고 정동영을 앞세워 벌이는 대북 화해 조치는 정동영이 자기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망상일 뿐, 북한이 원하지도 않고 남한 정부와 국민에게 실익도 없다. 남남갈등을 일으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수단일 뿐이다.이재명이 정동영을 통일부 장관에 앉혀놓고 뭐라도 해보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이고 실패다.봉성산 촌부인 나의 통일론은 단순하다. 그 바탕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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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대법원장을 정쟁의 제물로 삼는 어리석은 정치를 보면서
[미디어한국] 날마다 봉성산 허허당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섬진강은 어느 손에도 붙들리지 않는다. 때때로 골짜기를 메운 안개는 조용히 걷히고, 해와 달은 저절로 알아서 뜨고 진다. 모든 것이 늘 제 자리에 있어도 아무런 탈이 없다.그러나 정치판은 다르다. 항상 패싸움이고 시끄럽기만 하다. 작금 민주당이 국민을 상대로 극단적인 편 가르기에 골몰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두고 벌이는 협박과 모욕적인 인신공격을 보고 있으려니 그저 말문이 막힌다. 하는 짓들이 정치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법은 본디 바람과 같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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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주인은 머슴이 될 수 있어도 머슴은 주인이 되기 어렵다
[미디어한국]"주인은 머슴이 될 수 있어도 머슴은 (종놈) 주인이 되기 어렵다.” 필자의 선친(先親 고인이 되신 아버지)께서 어린 나를 앉혀놓고 6·25 전란 후 이어지는 어지러운 세상사와 (4·19와 5·16 민생과는 동떨어진 부패한 여야의 정쟁) 해마다 죽음보다 더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 어떻게든 살아야만 하는 민생들의 고통인 인생사를 이야기하시면서 특별히 강조하신 말씀이다.단순한 신분의 차이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사로 생각하면, 사람이 마땅히 가져야 할 됨됨이가 무엇이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우치는 일깨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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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자연의 눈으로 본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미디어한국] 이게 어디 필자만의 생각이겠는가마는,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듣는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우리가 진정 그것을 누리고 있는지 묻는 순간, 답은 선명하지 않다.자유와 민주주의가 뭐냐는 본질에서부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나라냐는 것과 그리고 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며 살았느냐는 것이다.결론은 나는 끊임없이 자유로워지고 싶었으나, 몸과 마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으며, 내가 사는 대한민국과 사회는 (정치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땅이 아니었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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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국회의사당보다 먼저 불태워야 할 것은 불의와 부패에 눈 감고 있는 국민 의식이다.
[미디어한국] 날마다 문만 열면 보이는 지리산은 늘 묵묵히 있다. 바람이 몰아쳐도, 계곡물이 범람해도, 산은 흔들리지 않는다.그러나 지리산 골짜기에 자리한 구례읍에 사는 민생들의 일상을 보면, 산과 달리 한시도 쉼이 없이 흔들리며 산다. 어떤 이는 애증에 흔들리고, 어떤 이는 은혜와 원한에 얽혀 헤매고, 어떤 이는 권세와 이익의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산다.시선을 구례읍 밖 세상사로 돌리면, 부정하고 부패한 정치가 날마다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온갖 시비와 부정이 바람처럼 일어 전국을 휩쓸고, 썩어빠진 국회의원들이 쉼 없이 만들어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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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칼럼]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익혀야 할 5가지 기술
[미디어한국 총괄국장/기자 김한규]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가 제시하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익혀야 할 5가지 기술은 사회성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능력들이 있는데. 사회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국어·영어·수학처럼 꾸준히 익히고 연마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그 다섯 가지 기술에 대한 내용이다.1. 사회 인지 및 공감사회 인지는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느끼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표정,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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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미국이 사는 길은 미국의 힘 아메리칸드림뿐
[미디어한국]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대규모 체포 사건은 단순히 이민법 집행의 문제가 아니다. 강대국이 약소국가와 국민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본보기였다.문제는 한국의 국격을 훼손하고 국민감정을 자극한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스스로 자신의 국격과 자존심은 물론 힘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의 일방적이고 변칙적인 폭압 정치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일의 미국’을 위해서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우선’이라는 기치 아래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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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산 시론] 조국에게 남은 시간은 없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미디어한국]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어!”조국혁신당 남성 당직자가,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국민을 상대로 삼보일배를 (정치 행위) 하는, 동료 여성 당직자의 뒷모습을 보고 (엉덩이와 허리 라인) 성적 대상으로 표현한 성적 희롱, 모두 18자 짧은 단 한 문장이 정치인 조국은 물론 그가 창당한 조국혁신당의 운명을 뒤흔들고 있다. 아니 온 나라를 흔들고 있다.여기서 진짜 문제는 말의 저속함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시대착오적인 사고와 성차별적 인식도 심각하지만, 특히 이순신 장군 같은 절제와 기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