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어!”

조국혁신당 남성 당직자가,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국민을 상대로 삼보일배를 (정치 행위) 하는, 동료 여성 당직자의 뒷모습을 보고 (엉덩이와 허리 라인) 성적 대상으로 표현한 성적 희롱, 모두 18자 짧은 단 한 문장이 정치인 조국은 물론 그가 창당한 조국혁신당의 운명을 뒤흔들고 있다. 아니 온 나라를 흔들고 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말의 저속함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시대착오적인 사고와 성차별적 인식도 심각하지만, 특히 이순신 장군 같은 절제와 기개를 가진 인물조차도, 엎드려 절하는 여성 당직자의 뒷모습을 보고, 단박에 성적 흥분을 느끼고 덤빌 거라는 저속하기 짝이 없는 희롱은, 단순한 성추행 범죄의 차원을 넘어 민족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마저 성적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것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정작 문제는 당의 주인인 조국과 당을 움직이는 당직자들과 당원들은 물론 그 지지자들까지 모두가 한통속으로 드러난 성인식 부재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감각한 국민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국민의 국가라면 당은 간판을 내리고 조국은 영원히 은퇴해야 할 일이 이것이다.

사람들이 이 말이 가지는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잠시 정치적 사회적 파문은 접어 두고) 이유 불문하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이 18자 단문을 보고 들은 사람들은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을 할까를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인간 심리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

처음 엎드려 절하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다.”라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이 짧은 한마디가 언론을 통해서 밝혀졌을 때, 모든 사람은 범죄 행위인 성추행보다, 저마다 상상에 상상을 더하며 웃었을 것이다. 필자도 웃었다.

문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의 성적인 상상을 자극하며 깨우는 것으로, 성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목석도 웃게 하는 조롱거리로 오래도록 회자할 것이며, 졸지에 동상이 된 이순신 장군을 깨워 발딱 서게 하는 대상이 된 피해 여성들에게 주홍 글씨가 돼버렸다는 것, 이게 문제의 심각성이다.

피해 당사자들은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어!”라는 말과 함께 아니 이 말을 통해서, 죽는 그날까지 세상에서 잊혀 지지 않는 존재가 돼버렸다는 것, 이것이 일반적인 성추행 피해자들과는 다른 고통이다.

조국혁신당, 이름만 들어도 거창하다. 그러나 그 실체는 어떠한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등에 업고 등장한 조국혁신당, 그 이름만큼은 참으로 그럴듯하다.

세상의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인, 조국, 혁신, 그리고 당(黨). 국가와 개혁, 공동체의 이상이 모두 담겨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한 간판 뒤에서 벌이고 있는 현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언자 개인의 저질 감각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그 당의 실질적 주인, 조국이다. 그가 누구인가. 한때 정의를 상징했고,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 그는 어떤가. ‘혁신’의 간판을 걸고, 국민에게 다시 신뢰를 요구하지만, 그 뒤에서 벌어진 행태는 위선 그 자체다.

조국은 과거에도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존의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은, 조국혁신당이란 간판은 화려하지만, 그 속은 여전히 낡았다. 그 안에서 모여 있는 당원들과 그들이 주고받는 언어는 구시대적이고, 사고는 여전히 권력이라는 마약에 취해 있다.

처음 인간 조국이 사회적으로 드러나고 정치적인 힘을 가지게 된 동기를 보면, 사적이든 공적이든 적으로 생각하는 상대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사건에는 전광석화보다 빠른 행동으로 그리고 누구나 알기 쉬운 짧은 단문으로 즉 촌철살인의 명문으로 반응하면서 피도 눈물도 없는 응징이었다.

바로 이러한 화법으로 정치 사회적으로 불만을 가진 사람들과 좀 더 강력한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성공한 (?) 것이 조국이다. 

그런데 지금 조국혁신당의 주인인 정치인 조국은 어떠한가? 조국이 정치인이 된 후의 행적을 보면,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유리하면 가차 없이 즉각 반응하며 나서고, 불리하면 권력과 시간 속에 숨어서 화려한 말재주로 타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조국이다.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희롱하는 저급한 언어, 여기에다 나라를 구한 민족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성적 변태로 만들어버린, 광화문 한가운데서 뱉어진 18자, 조국혁신당의 성희롱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이건 대한민국 정치가 얼마나 썩었는지 잘 보여주는 상징이다. 

해결책은 없다. 즉각적이고 공개적인 책임과 인정만이 정치인 조국이 사는 길이다. 발언자 개인의 사과로는 부족하다. 조국이 직접 나서서 이 사안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사건을 은폐하고 2차 3차 가해하는데 직간접으로 관여한 사람들 모두를 즉각 퇴출함과 동시에 지도부 전체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뿐이다.

더는 조국에게 남은 시간은 없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절체절명에 빠진 나라를 구한 국민의 영웅 이순신 장군까지 끌어다 성적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어!”라는 세 치 혀로 벌인 성폭력을 덮는 순간, 조국과 조국혁신당은 끝이다. 책임을 외면하면, 조국은 혁신의 대상이 되고 위선의 대명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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