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 문재인이 당장 통일 대통령이라도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건립한 지 겨우 2년도 안 된 2020년 6월 16일 오후 북한이 문재인을 향하여 삶은 소 대가리라고 조롱하면서 폭파한 잿더미가 돼버린 개성공단 내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다.
사진 설명 : 문재인이 당장 통일 대통령이라도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건립한 지 겨우 2년도 안 된 2020년 6월 16일 오후 북한이 문재인을 향하여 삶은 소 대가리라고 조롱하면서 폭파한 잿더미가 돼버린 개성공단 내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다.

[미디어한국] 결론부터 말하면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재명이 세계인들에게 말하는 남북 해법은 때마다 오는 각설이의 타령일 뿐 별것이 아니다. 속 빈 강정이다.

뿐만이 아니고 정동영을 앞세워 벌이는 대북 화해 조치는 정동영이 자기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망상일 뿐, 북한이 원하지도 않고 남한 정부와 국민에게 실익도 없다. 남남갈등을 일으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수단일 뿐이다.

이재명이 정동영을 통일부 장관에 앉혀놓고 뭐라도 해보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이고 실패다.

봉성산 촌부인 나의 통일론은 단순하다. 그 바탕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스스로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이치다. 이를 여섯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쟁을 통한 흡수통일은 길이 아니다. 남북이 군사력으로 맞붙는 순간, 그것은 승리와 패배의 문제가 아니라 공멸이다. 북한 정권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들의 핵 위협과 엄포는 결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연장의 도구일 뿐, 실제로 전쟁을 감행할 힘도 의지도 없다. 핵폭탄을 두려워하거나 의미를 둘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둘째,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려는 시도 역시 비현실적이다. 이미 체제의 존립 근거로 삼은 무기를 협상만으로 내려놓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셋째, 내가 생각하는 길은 1910년 3월 안중근 의사가 사형되기 직전에 쓴 (미완성) 동양 평화론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공동체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나아가 러시아까지 포함한 동북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2020년 1월 설 연휴에 지리산을 찾아온 서호 통일부 차관을 만나 건의했던 내용임)

큰 틀에서 보면 대만과의 통일을 염원하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 모두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될 것이다. 한국이 더 강력한 경제 강국으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EU처럼 자본과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는 지역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 그것만이 통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북한이 참여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참여하지 않더라도, 주변국들이 공동체로 나가면 북한은 스스로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북한 권력이 자신들이 살기 위해 변화를 할 수밖에 없고, 북한 주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북한을 변화시킬 힘은 ‘고립 속의 개방’이다. 외부의 압박이나 남한의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체제가 버틸 수 없음을 자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주민과 정권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될 때, 북한은 길을 바꿀 수밖에 없다.

다섯째, 남한의 태도는 단순해야 한다. 북한과의 정면 대결도, 무조건적 지원도 모두 지양해야 한다. 무관심의 전략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다.

북한이 요구하기 전에, 먼저 무엇인가를 주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 무관심이야말로 북한 정권을 흔드는 진짜 힘이 될 것이다. 정동영식 통일론은 정동영을 위한 것일 뿐 남북 모두에게 생각해 볼 가치도 없는 썰일 뿐이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여야 합의를 통해 뿌리 깊은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의 근원인 남한 내에 암약하는 간첩들을 발본색원 함과 동시에 김일성 주의와 체제를 추종하는 자들을 정치와 노동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 단호히 배제하는 안을 법과 제도로 확립하여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통일론을 세워야 한다. 해마다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으로 소모되는 유형무형의 국력이 얼마인지를 확인하면 놀랄 것이다.

남한의 정부와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북한 스스로 가지는 망상을 깨트리는 것, 이게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될 것이다.

자연은 끊임없는 과정만 있을 뿐 시작도 없고 답도 없다. 언제나 쉼 없는 흐름으로 조화를 이룬다. 강은 막히면 돌아가고, 산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통일 또한 억지와 전쟁으로 이룰 수 없다. 대신, 더 큰 흐름 속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동북아 공동체라는 강물 위에서, 남과 북은 언젠가 자연스레 같은 물길을 타게 될 것이다.

자연은 무심하다. 산은 우리에게 그늘을 내주지만, 그 그늘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강은 흘러가며 물길을 나누지만, 그 흐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따지지 않는다.

남한도 그러해야 한다. 감정적 증오나 동정이 아니라, 차분한 무심함으로 북한을 대할 때, 그들은 결국 제 스스로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시대 앞에서 밀려날 것이다.

결국 통일은 인위적인 결단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귀결이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 듯, 산맥이 이어져 하나의 대지를 이루듯, 통일은 자연의 귀결이다. 다만 그 흐름이 도착하기까지의 시간과 길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통일은 단순히 남과 북의 결합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협력의 구조 속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그 속에서 북한은 더 이상 독재의 섬으로 남을 수 없고, 남한은 전쟁 없는 안전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동북아시아는 지구촌 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정치는 늘 눈앞의 이익을 좇는다. 그러나 통일은 세대를 넘어서는 과제다. 세대와 세대가 자연스럽게 교체되듯 남북의 통일 또한 시대와 국민에 의한 자연스러운 통일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1989년 11월 9일, 동서 베를린 시민들에 의해 붕괴한 콘크리트 장벽은 과거 냉전 시대의 산물이지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다.

억지로 당기지 않고, 그러나 흘려보내지도 않는 길.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처럼, 열려 있는 공동체 속에서 언젠가 하나의 강물이 되는 길. 이것이 내가 믿는 유일한 통일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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