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이게 어디 필자만의 생각이겠는가마는,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듣는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우리가 진정 그것을 누리고 있는지 묻는 순간, 답은 선명하지 않다.
자유와 민주주의가 뭐냐는 본질에서부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나라냐는 것과 그리고 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며 살았느냐는 것이다.
결론은 나는 끊임없이 자유로워지고 싶었으나, 몸과 마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으며, 내가 사는 대한민국과 사회는 (정치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땅이 아니었고,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이다. 자연은 무위(無爲)이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인간이 추구하며 도달하는 궁극의 자유이며 함께 공생하는 조화로움 민주주의다.
봉성산 숲의 나무들은 각각의 모습이 천태만상이지만 (어떤 나무든 단 한 그루도 100% 똑같은 건 없다) 서로 시기하거나 다투지 않는다. 큰 나무는 큰 대로, 풀들은 아름다운 꽃들을 질시하지 않고 어울리며 산다.
지리산은 쉼 없이 오가는 세월 앞에서 자유롭고, 날마다 구례읍을 돌아 바다를 향하여 가는 섬진강 강물은 수많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들과 어울림에 불편함이 없고, 사계절 동서남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산과 강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지리산과 섬진강과 봉성산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구례읍과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을 포용하고 있는 하늘, 그 어디에도 군림하는 주재자는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며 살고, 산과 강은 서로를 탓하지 않고, 숲은 수목들을 품어 조화를 이루었고 사방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들은 강물이 되어 함께 바다로 나간다.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목들은 초목들대로, 날짐승들과 멧짐승들이 다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룬 삼라만상이 그대로의 자연이다. (필자 역시 봉성산 숲에 기생하는 자연의 생물이고 잡초의 하나일 뿐이다)
자연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변화만 있을 뿐,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현재도 없다. 스스로 작동하는 쉼 없는 변화가 조화이고 공생이며 발전이니 서로 다툴 것이 없다. 이것이 자유와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우리 인간이 추구하는 참된 자유와 민주주의는 바로 이 자연의 섭리와 조화를 본떠 세운 제도이며 끊임없이 추구하여 나가는 이상의 세계다. 극락이고 천국이며 현대판 도원(桃源)이다.
강물은 강을 건너는 바람을 막지 않고, 바람은 흘러가는 강물을 붙잡지 않듯, 사람의 생각과 행동도 억압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오가며 함께 소통하며 사는 것, 이것이 자유이고 민주주의다.
그러므로 자연에서 나온 자유와 민주주의는 자연의 섭리와 조화에서만 제대로 숨 쉴 수 있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평생을 살며 본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대한민국은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나라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모든 현상은 자유와 민주주의로 나가는 과정도 아니고 진통도 아니다.
1948년 8월 15일 건국 당시 선지자들이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외친 자유와 민주주의는 진심이었고 숭고한 이상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권력 쟁취의 도구로 전락했고, 특정 세력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방패로 왜곡되었다.
지역주의 정치,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 언론과 사법의 편향은 모두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름을 빌리되, 그 본질을 훼손한 사례다. 하다 하다 이제는 온갖 부정부패와 범죄를 숨겨주고 보호하는 울타리가 돼버렸다.
거듭 자유와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바탕이고 생명이다. 서로의 다름을 분별하거나 차별하여 억누르지 않고, 서로 다른 향기와 색깔이 어울려 숲을 이루는 데 있다.
사계절 봉성산 숲에서 피고 지는 꽃들이 저마다 피는 때와 빛깔과 향기가 다르듯, 사람의 생각도 다르고 목소리도 다르다. 서로 다르고 다를 수 있는 것 이것이 자유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공생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유가 무엇이든 단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순간, 숲은 황폐해지고 자유와 민주주의는 바로 즉사한다.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국민 각자가 가지는 고유한 권리인 생각과 행동의 다름을 (반대) 허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획일적인 답을 강요하며 반론을 억압하는 이상한 도구가 돼버렸다.
옳고 그름 또는 민의라는 이름으로 비판을 막아 세우고, 불편한 목소리를 죄악시하는 순간, 자유와 민주주의는 제빛을 잃고 독재를 합리화하는 수단이 되고 도구가 될 뿐이다. (이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자유와 민주주의는 특정한 정치 이념과 성역 또는 집단과 지역에 갇히는 순간 변질되기 시작한다. 자연의 숲이 한 종(種)만으로 이루어지면 결국 스스로 무너져 내리듯, 자유와 민주주의도 다양성과 조화를 잃으면 그 순간 종말을 맞는다.
제도와 헌법을 아무리 뜯어고치고 치장해도, 강물이 흐르지 않으면 웅덩이의 물에 불과한 것처럼, 자유와 민주주의도 사람과 사회에서 흐름이 사라지면 기능을 잃고 썩어버린다.
문제의 뿌리는 단순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본래의 길로 두지 않고, 권력과 이념의 틀 속에 가두거나 도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무가 하늘을 가리지 못하고, 바람이 강물을 멈추지 못하듯, 자유와 민주주의는 애초에 특정 세력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 불가능하다. 창조주인 하나님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종종 권력자들과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고, 사건과 지역에 따라 성역화되며, 결국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의 기득권과 전유물로 축소 변질되었다. 지금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스스로 자해하며 막장을 향해 가고 있다.
자연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유와 민주주의의 해법은 분명하다. 억누르지 말고, 흘러가게 두는 것이다.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흐르게 해야 조화가 이루어지듯, 사람들의 생각도 저마다의 뜻을 존중하고 가고 싶은 길을 걷게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합의의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는 차이와 다름 또는 반대의 충돌 속에서 저절로 다듬어지는 과정이 중요하다. 강물을 가로막지 않고, 바람을 가두지 않듯, 사람들의 생각도 자유롭게 흐르게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자유와 민주주의는 다시 빛을 되찾는다. (지금처럼 차이와 다름 또는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아니다.)
결국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길은 하나다. 봉성산 숲이 바람을 막지 않고, 바람이 숲 사이를 자유롭게 불어가듯, 억지로 틀을 씌우지 말고, 스스로 흘러가도록 두는 것이다. (정치로 표현하면 민생들의 주민자치가 최선의 방안이며 제도다)
잘못된 한국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은 거창한 혁명이 아니다. 국민 각자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다름이 공존하며, 제도가 그것을 뒷받침하여 조화를 이룰 때, 민주주의는 저절로 살아난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섭리이자, 우리가 가야 할 자유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참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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