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오늘의 초대 시 김선영 시인의 "보청기"를 초대한다.

김선영 시인의 초대 특집으로 3편 중 첫 번째로 "보청기"다

독자로서 김선영 시인의 詩心으로 들어가 보면 天上 김선영 시인이다.

나빌레라!

영혼의 꿈과 현실의 양자역학 적에서 물질계의 언어들이 마음의 소리들.

영적 물질계의 차원의 상승의 여정에 빛으로 오는 주파수와 진동의 에너지가 있다.

불교 교리에 육신통이 있다.

즉 육신통(六神通)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 보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한 수행자들이 수행의 부산물로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신통력(神通力)을 가리킨다.

이중에 천이통(天耳通)으로 보통 들을 수 없는 먼 곳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쁜 모든 말과 멀고 가까운 말, 여러 나라 각 지역의 말, 나아가 짐승과 귀신의 말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리를 듣는 능력을 의미한다.

아마도 영적 빛의 에너지에 김선영 시인의 聽文(청문)의 감각이 열리고 있나보다.

이번 초대시는 영적 감각을 일깨우는 인류 최초의 시다.

●보청기

내겐 특별한 보청기가 있다

입력값을 선별하는 기술에는 감정의 전력이 관여하지 않나보다

언어가 도달하기 전 의도만 포착되기 시작한 뒤부터

모든 신호는 비말이 아닌 밀도로 수신되었다

 

병원에서는 ‘청력저하입니다’ 라고 말했다

과로, 스트레스, 반복된 알림음 등의 요소가 지각을 정지시키는 중일까?

 

처방된 보청기를 처음 귀에 꽂았을 때

공중에 흩어지는 깃털의 의성,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진동, 창틀을 타고 흐르는 균열의 소리들이

어떤 주파수의 방해가 아닌 지속을 위한 미세한 협약처럼 들렸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키는 기계지만

무게 중심이 흔들릴 때 마지막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작은 감각의 달팽이관처럼

귀에는 늘 한 쌍의 비행이 매달려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날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추락하지 않기 위한 균형이다

 

늘 그 장치를 착용한 채로 한쪽엔 발언되지 않은 권태가 있고

다른 한쪽엔 발화되지 않은 복종있다

비행기와 닮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탑승구가 닫힌 이후의 침묵이다

그 작은 광택은 언제나 안쪽으로 굽었고

나는 언젠가부터 그 곡선에 시선을 집중하는 버릇이 생겼다

움직이지 않고도 미끄러지는 동작들이 거기 있다

 

그것은 사실 항공기의 기류를 반사하지 않는다

잔기침 같은 향기가 보이지 않는 언어로 퍼져나갔다

“지금피어도 되냐” 는 꽃의 언어 같았다

사람들의 말은 언제나 지연되고,

오히려 목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꽃의 말이 먼저 들리고,

높은음과 낮은음이 섞여드는 곳엔

‘살기 위한 말’보다 ‘살아 있기 위한 말’에 집중하는 순간

새의 말이 들리기 시작 했다, 누군가는 환경음이라 말하겠지,

벌레들이 파형으로 출몰하는 공간에서 마저 내 눈은 청력이 없다

 

기계의 오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내가 나를 부인하는 증거가 될까봐

그런 것들을 우호적으로 감아 올린다

 

의사는 자꾸만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귀에 들리는 것은 그 어떤 이상도 아니고

진동은 강도가 아닌 방향으로 감지하게 된다

 

들리지 않아야 들리는 세계로 천천히 이동하는 신체의 형태일까!

 

보청기 한쪽을 잃어버렸을 때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지만

사람들의 말은 아직 멀리 있다

의미는 예전처럼 귀가 아니라 눈으로 읽어야 하지만

윙윙거리는 소리가 마치 파리떼가 날아다는 것 같아서

대기실 의자에 앉아 한참을 기다려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귀를 만지작거리면서,

 

귀는 언젠가부터 청취의 기관이 아니라

사적인 비경로를 저장하는 흉터가 되었다

말이 머무르지 않고 돌아 나가는 회랑

잃어버린 청각은 이제 결코 같은 쌍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쌍’을 잃은 세계, ‘듣지 않는 구조’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질문들이 이제 들리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나는 종종 해석되지 않는 목소리에 채여

내장된 기억 버퍼를 재설정 한다

이어서 연재할 김선영 시인의 시는 씽크홀. 그의 감정은 도시를 거슬러 자랐다가 이어진다.

●약력

김선영 시인
김선영 시인

□전북 김제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졸업

□시집 『달팽이 일기』  『어디쯤 가고 있을까』 『시들 시들한 時』 국영문 시집『향낭 속에 간직했던 시어가 꽃이되다』 「봄날은 간다 (공저)외 다수」

□제27회 영랑문학상 본상 수상, 제28회 순수문학상 본상 수상,

□제22회 황진이문학상 본상 수상, poetry korea 2021 국제화에 앞서가는 시인 상 수상,

□제9회 전라북도 인물대상 (문학창작 공로부문) 대상 수상,

□제3회 서울시민문학상 대상 수상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기독교문인협회 간사 및 편집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동국문학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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