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본지 자매지 서울시정일보의 주최 주관의 제3회 서울시민문학상 수상작의 9명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호에 이어서 9분의 영혼의 의식에서, 마음에서 표출된 생로병사 희로애락의 오선 건반 위에서 율려의 언어로, 춤을 감상한다.

박민정 시인
박민정 시인

이번 작품은 네 번째로 "박민정" 시인이다.

1. 그리움은 별을 갉아먹는다. 2.비의 유서 3.얼굴 없는 바람이 좋다

●그리움은 별을 갉아먹는다

별을 갉아먹는 그리움은

뜨거운 심장 속에 숨어

애타게 반짝인다

세상이 곱든 밉든

슬픔처럼 밤하늘은 반짝이는데

젖은 그리움만 잠재울 수가 없다

칼날 위에 선 것처럼

내 그리움은 한가롭지 않다

오늘도 운명은 너를 다 보여주지 않는다

기다려도 그리운 너는

더 먼 밤하늘을 떠돌고 있을 뿐

나의 가슴만 흐려진다

나는 오늘도 네가 그리워

별을 갉아 먹는다

 

●비의 유서

낯 모르는 바람결에             

길을 잃고 엉기는 빗방울

끝내 길 위에서 길을 잃고

수직으로 몸을 버린다

하늘은 세상의 추억을 다 안다

비의 신음 소리는 흐려진 채 

떨어지는 순간 아득하다

무엇이 그립다고

세 계절 참았다가

여름날 천둥 번개에 놀라

한꺼번에 비명소리도 없이 

수직으로 서서 죽는 것인지

방향도 모르고 낙하하는 비 

혼절한 채 지붕 위에서

유리창에서

풀잎에서

유서 없이 죽는다

 

●얼굴 없는 바람이 좋다

꽃들이 몰래 피는 봄날

햇빛은 할 일 많은  어머니처럼

온 세상을 두루 살핀다

이름 모를 꽃잎에

알 수 없는 향기를 전해주는

얼굴 없는 바람이 좋다

원망과 슬픔으로 얼어붙은

고뇌의 머릿속을

유년의 소녀로 잠재워주는

얼굴 없는 그 바람이 있어 좋다

바람은 모르는 게 없다

바람은 종종 눈물 글썽이는

어머니의 흰 머리칼을 어루만지기도 하였고

가끔은 진눈깨비 내리는 나의 계절에

시시각각으로 불어와

우울을 달고 산 날도 많았다

잊고 살아온 그리움을

오늘도 바람은 한 움큼 전해주고 간다

숨죽은 머리칼 흔들고는

미소만 남긴 채 사라지는

얼굴 없는 그 바람이 좋다

●박민정 시인은

현대시선문학회 시,동시, 등단. 현대시선문학회 영상시/장려상. 제2회 님의침묵 시조낭송대회 장려상.     제27회 전국 글사랑 시낭송 대회 금상. 한국문인협회 기미독립선언. 제23회 황진이문학상 본상. 제12회 월파문학상 본상

●시집으로는 제 1집 기억속에 피는 꽃. 제 2집 바람을 노래하는 카나리아.한국문인협회 사화집 *집* 외동인문집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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