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 2023년 9월 24일 아침 7시 30분쯤 촬영한 청담동 사거리 스타벅스 매장의 풍경이다.
사진 설명 : 2023년 9월 24일 아침 7시 30분쯤 촬영한 청담동 사거리 스타벅스 매장의 풍경이다.

[미디어한국] 이야기를 하자면 여기 구례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자고 나면 생기고, 자고 나면 망해서 문 닫는 것이 흔한 커피 전문점이다.

내가 직접 확인한 자료가 아니라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사는 여기 지리산 산골 마을 구례군의 상황을 보면 커피를 파는 가게가 대략 250개 안팎이라고 한다.

(2025년 4월 기준 행정안전부 자료) 1읍 7개 면에 인구 23,976명이니, 24,000÷250=96이므로 계산상으로는 커피숍 1개당 96명의 고객으로 사는 꼴이다.

한마디로 전부가 울며 겨자 먹기이고, 제 살 깎아 먹고 사는 것이, 구례군 커피숍이다. 물론 가뭄에 콩 나듯이 몇 군데 종업원을 고용하는 등 호황을 누리며 돈을 버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 품을 팔아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다.

커피숍뿐만이 아니고 음식점 등 모든 서비스업이 다 마찬가지로 동병상련이다. (문재인 정권 당시 과도한 시급 인상이 결정타였다. 이후 사실상 알바생을 비롯하여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고 구례읍 거리는 활기를 잃어버렸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정치하는 인간들이 말하는 것처럼, 커피숍을 창업하여 (또는 전업하여) 부자가 되지 못하고, 자고 나면 망해서 문을 닫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지금 대한민국 저잣거리 민생경제가 파탄이 났음을 증명하는 물증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카페를 인수 또는 신장개업했다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떠나는 상황은, 당장의 상황도 문제지만, 항차 못해도 2~30년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이며 전조증상이라는 사실이다. 

부연하면 지금 2~30대들이 살아갈 미래를 추측하여 보면 어쩌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보다 훨씬 더 가혹한 상황, 즉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지옥이 벌어질 것이다.

저잣거리 민생경제 특히 젊은이들의 경제활동 상황이 이런 지경인데, 커피 원가 120원이라는 사실이 전국을 흔들고 있다. 그것도 6.3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 이재명이 언급한 것이라 파장이 만만치가 않다.

물론 도지사 시절의 사례를 든 것임을 참작해도, 지난 16일 전북 군산시 유세에서 이재명이 던진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는 발표는, 재미없고 구역질이 나는 선거판을, 당장 날마다 하루 세 끼를 먹고 살아야 하는 저잣거리 민생경제의 심각성을 국민 모두에게 일깨우는 것으로, 이것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밌는 포인트가 돼버렸다.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 하여도, 이재명이 말한 커피 원가 120원을 믿을 사람은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날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즐기는 사람들이 서울 강남의 커피값과 구례읍 커피값을 놓고, 커피 한 잔의 원가를 비교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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