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때아닌 선거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배자를 뽑을 것인가, 아니면 지도자를 세울 것인가?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어선 나라, OECD 문맹률 제로인 나라에서 연이은 대통령 탄핵이라니 부끄럽고도 한심하다. 국론은 거의 절반으로 쪼개져 통합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됐다.

임동균(林東均)논설위원은○성균관대 법대 졸○안산시 ESG탄소중립 교육원 원장●영남신보 신춘문예 詩 등단● 문학과 비평 수필 [오늘의 작가상]● 한국수필문학 [신인 문학상]● 아주문학상[대상]
임동균(林東均)논설위원

한쪽에선 1인 통할의 지배체제가 완벽한 성채를 구축,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북한 경기장의 매스게임을 보는 느낌이다. 동작을 실수하는 참가자는 단박에 눈에 띄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사라지는 동물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참으로 무섭다. 섬뜩할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워야 무리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오로지 지배자의 말 한마디, 손끝 한 동작도 놓치면 반역으로 찍혀 소리 없이 사라진다.

히틀러 시대의 재현이 다가오고 있다. 이의 제기는 곧 반동으로 몰려 사람 구실조차 못 하게 철저히 유리된다. 그들 체제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들을 막아 보겠다며 나선 오합지졸들. 측은할 정도로 어리숙하고 미련한 짓을 했다.

피 말리는 경쟁을 뚫고 당선된 후보자를 하루 밤새 바꿔치기하다 사달이 났다. 전국 각지에서 들고 일어나 물려진 후보를 다시 세웠다.

한쪽은 동물농장 지배자로 군림한 뒤 전 국민을 통치하겠다고 나섰다. 삼권분립은 교과서에서나 있을 뿐 국민 실생활에는 불편한 제도로 인식하고 있다. 이만하면 알만하지 않은가? 무섭다. 하지만 국민의 절반은 동의한다. 겪어 보지 않았을 뿐 달콤하니 한 번쯤 지배당해 보자고 한다.

이게 더 무섭다. 지금까지 걸어온 행태를 보면서도 모른단 말인가. 솥단지 안의 개구리 꼴이다. 그 반대편의 지도자는 달랐다. 힘없고 낮은 곳부터 챙겼다. 다시 후보가 된 첫걸음이 파주 한센 마을이다.

정자마을로 이름 붙여진 그곳으로 달려가 모두가 피하는 그들 한센인들을 부둥켜안고 그들과 눈물 흘렸다.

지도자와 지배자는 같은 경기지사를 지냈다.

지배자는 말 많고 탈도 많은 대장동이며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을 벌였다. 개발 업자와 특정 집단에게 엄청난 부를 떠안겼다.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이익이 엉뚱한 저수지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고도 둑을 쌓지 않았다고 한다. 지도자는 그보다 더 큰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집행, 오늘의 경기도를 만들었다.

서울 위성도시, 수도권 지역으로 인식되던 변두리를 정작 서울 시민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 사람들 밥상머리 채소나 대던 평택이며 광교, 판교, 파주, 여주를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테크노벨리로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시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고 전문가들조차 무모한 계획이라며 반대했던 GTX 사업을 설계, 성공시켰다. 박정희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창의력과 추진력을 보여주었고 실행했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택시를 몰며 그들의 애환을 몸소 겪어 보기도 했다.

지도자와 지배자의 동선은 확연히 달랐다. 새벽 청소부들과 순대국을 나누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고쳤던 지도자와, 법인카드로 맛집 순례했던 지배자가 그것이다. 다가오는 대선, 우리들은 허드렛일 조차 마다 않는 지도자를 세울 것인가, 아니면 완벽한 동물농장 우두머리를 뽑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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