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칼럼] 이준석, 여기서 끝내고 구례읍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를 찾아가 한 수 배우기를 권한다
[섬진강칼럼] 이준석, 여기서 끝내고 구례읍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를 찾아가 한 수 배우기를 권한다
  • 박혜범 논설위원
  • 승인 2021.11.30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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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말없이 다 들어주고 있는 팔공산 갓바위 불상이다
사진 설명 :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말없이 다 들어주고 있는 팔공산 갓바위 불상이다

[미디어한국 박혜범 논설위원] 전래하는 도참과 풍수를 연구하는 촌부가 추천하는, 지리산 최고의 명당은 구례읍 봉산(鳳山) 아래 있는 오거리 청자다방이다.

가끔 풍수를 연구한다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몇 군데 일러주고, 반드시 마지막에 찾아가 보기를 권하는 곳이 이 오거리 청자다방이다.

문제는 정작 막상 가서 보면 손바닥만 한 작고 허름한 가게를 보고 실망하면서, 촌부의 눈이 틀렸다고 무시를 하는데, 그것은 겉만 보고 진면목을 모르는 어리석음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그것이 그 사람의 한계이기에, 그럴 때면 더는 개의치 않고 그냥 그러냐며 웃고 만다.

이 청자다방이 왜 지리산 가운데 최고의 명당인지에 대하여는, 원효대사가 말한 화엄연기법이 뭔지를 아는 사람만이 보이는 것이니 논외하고, 오늘 촌부가 일러주고 싶은 것은, 누구나 명당의 주인이라 하여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흔히 말하는 명당이 바른 주인을 만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이 명당을 만나 성공한다는 진리다.

다음의 내용은 저 유명한 진리의 경전 금강경을 설하는 첫 장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 법회를 여는 이유를 설명함)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인데, 사람들이 관심 자체를 갖지 않는 이 첫머리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구례읍 최고의 명당인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가 진실로 참된 명당의 바른 주인임을 알 것이다.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국가 이름) 기수급고독원(사원 명칭)에서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수행을 하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께서 식사를 하실 때는 의복을 바르게 입고 그릇을 들고 큰 성에 들어가 성안에 있는 집들을 차례로 다니시며, 음식을 얻어 (걸식어기성중,乞食於其城中 차제걸이,次第乞已) 다시 사원으로 돌아와(환지본처,還至本處) 식사를 한 후, 의복과 그릇들을 바르게 정리하시고 발을 깨끗이 씻은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가능한 쉬운 우리말로 풀었음)

여기 진리의 경전 금강경 첫 장 첫머리에서 말하는 걸식(乞食)은 불교의 근본정신이라 할 수 있는 차별이 없는 마음을 실천하여 가르치는 칠가식(七家食)에서 비롯한 것인데, 이 칠가식은 부처님이 날마다 성안으로 들어가서 먹을 음식을 빌 때는, 어느 집에서 시작을 하여, 무엇을 얻든 차례대로 일곱 집만 다닌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오늘 일곱 집을 다녔으면, 다음 날에는 여덟 번째 집에서부터 다시 일곱 집을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칠가식(七家食)이 걸식의 문화로 자리하게 된 연유를 보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 가섭존자는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조그마한 복이라도 짓게 하려고 가난한 집만을 찾아다녔고, 반면에 수보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부잣집만을 골라 찾아 다녔는데.....

부처님의 눈에는, 걸식을 나가 음식을 비는 제자들이 민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착하기는 하나, 저 사람은 가난하니 복을 지어야 하고, 저 사람은 부자이니 괜찮다며 선별하는 그 마음 자체가, 분별과 차별을 일으키는 잘못된 마음이 표출하는, 그야말로 분별과 차별이기에, 부처님께서 사람을 놓고 선별하는 제자들의 잘못된 분별과 차별을 깨우치는 뜻에서, 몸소 차례대로 일곱 집에서 음식을 구하였고, 이것으로 이른바 상(相)을 떠나서 반야의 진리로 드는 문을 연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의 걸식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날마다 음식을 구걸하는 사람이 음식을 얻는 집을 분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듯, 역으로 음식을 베푸는 사람이, 이 사람은 부처님이라며 더 맛있고 좋은 것들을 많이 주고, 저 사람은 동네 거지라며 먹다 남은 것들을 주거나, 성의 없이 준다면 어찌 되겠는가?

알기 쉽게 설명하면, 흔히 이렇다 저렇다 또는 이래서 저래서 하는 등등의 상(相)이 없는 보시복덕의 행 즉, 색·성·향·미·촉 법이라는 어떠한 형상과 경계와 현상을 떠난 보시복덕의 실천이야말로, 크고 커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다는, 금강경 제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의 설법이, 여기 금강경 첫머리에서 언급된 분별과 차별 없는 걸식(乞食)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런데 (종교가 다르거나 또는 무관심이거나) 금강경과는 거리가 먼 생을 살고 있는 구례읍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는 금강경 첫머리에서 설하고 있는 분별과 차별이 없는 행을 실천하여, 인생 밑바닥이라는 물장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구례읍 최고의 명당인 오거리 건물 주인이 된 사람이다.

그 청자다방에 현직인 총리가 가서 차를 마시든, 국회의장단이 가서 차를 마시든, 또는 내로라하는 당 대표가 가서 차를 마시든, 눈 하나 깜짝 하지도 않을뿐더러, 촌부가 구례읍에 나갈 때면 항상 찾아가서, 제일 싼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해도, 일체의 분별도 없고 차별도 없으며, 사람을 향하여 어떠한 사심도 내지 않는데, 이유는 아주 간단한 상식이다. 

그가 누구이든 차 한 잔일 뿐, 한마디로 저 유명한 조주선사의 끽다거(喫茶去) 차나 마시고 가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그러한 마음가짐이 체질화되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툭하면 “차별”이라는 말로,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차별화시키는 한편으로, 끊임없이 온갖 시시비비를 일으키며, 사람과 사람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선별하고, 사람이 사는 세상의 제도와 문화를, 또는 세상의 사람들을 분별과 차별로 가르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게 촌부가 조언을 한다면.......

자신으로서는 능력부족으로 힘에 겨운 대표직을 여기서 끝내고, 구례읍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를 찾아가 한 수 배워서, 좀 더 성장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바란다. 정작 정치를 모르는 것이 이준석 자신이기에 하는 말이다. 특히 대표직 역할이 뭔지도 모르는 것이 이준석 자신이다.

이준석이 촌부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자신의 고향인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불상을 찾아가서, 전국에서 저마다 간절한 소원을 들고 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차별 없이 모두 다 들어주고 있는 그 모습 그 자세를 보고,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이 뭔지를 깨닫는다면, 과연 그러하다며 한바탕 크게 웃게 될 것이다.

팔공산 갓바위 불상은 이준석처럼 자신의 잣대로 세상과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는데, 만일 이준석이 진실로 이것을 깨달았다면, 마지막으로 구례읍 오거리 청자다방 주인아주머니를 찾아가서, 날마다 무엇으로 살고 있는 지를 물어서, 그 아주머니가 인생 밑바닥이라는 물장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오거리 최고 명당자리를 차지하는 건물의 주인이 된 이유를.....

무엇보다도 청자다방 앞 오거리를, 어떠한 분별도 차별의 마음도 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가장 평등하고 공정하며, 최고의 소통이라는 것을 깨달아 배우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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