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칼럼] 이재명이 사는 길은 식영정(息影亭)으로 가서 식영(息影)이 되는 것뿐이다.
[섬진강칼럼] 이재명이 사는 길은 식영정(息影亭)으로 가서 식영(息影)이 되는 것뿐이다.
  • 박혜범 논설위원
  • 승인 2021.1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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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식영정(息影亭) 현판이다.
사진 설명 : 식영정(息影亭) 현판이다.

[미디어한국 박혜범 논설위원] 오늘날 광주호를 채우는 물의 근원인 어사천(御史川, 옛 이름 창계(蒼溪))을 굽어보는 산언덕 송림에 자리한 “식영정(息影亭)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가사문학로 859 (명승 제57호)”을 두고, 사람들은 “그림자도 쉬어가는 정자”라며 유흥의 문화로만 생각하는데, 말 그대로 빼어난 풍경과 함께 단순한 풀이로만 보면, 정말 사람은 몰론 그림자도 잠시 쉬면서, 술에 취하고 싶은 멋들어진 작문이고, 낭만적이며 여유가 넘치는 더없이 아름다운 이름이다.

그러나 이는 옛 선비들이 즐겼다는 풍류(風流)를 잘못 해석하고, 옛 사람들이 반드시 지켰던 이름을 짓는 작명(作名)의 예법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한 것이다.

먼저 예로부터 전하는 한민족 고유한 정신문화의 차원에서 “풍류(風流)”의 의미를 살펴보면, 바람 풍(風)자와 물 흐를 유(流)자가 합친 것으로, 이는 자연주의사상에서 비롯한 것으로, 모름지기 사람의 인생은 바람처럼 물처럼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지만, 점차로 사람의 의식과 문명이 발달함으로, 이것이 개인의 인격을 수양하는 한편으로, 세상을 사는 치세(治世)와 교육의 바탕인 도(道)와 사상(思想)으로 발전하여, 우리민족 고유한 전통사상인 풍류도(風流道)가 되었고, 대대로 선비들이 수양과 실천의 덕목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여기 식영정(息影亭) 역사에서 말하는 옛 선비들이 즐겼다는 풍류(風流)는, 당시 식영정을 짓고 여기에 드나들었던 선비들이 살았던 삶을 추적하여 보면, 술 마시며 즐기는 놀이와 유흥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함양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데, 이걸 모르는 현대인들이 단순한 놀이 유흥으로만 잘못 해석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옛 사람들이 사람의 이름과 호를 짓는 일은 물론, 조그마한 건물 하나를 짓고 이름을 짓더라도, 결코 함부로 짓지 않고 문자에 담긴 의미와, 그 글자 속에 담긴 옛 역사와 사상까지 살피는 것은 물론, 음양오행을 비롯하여 따질 건 따지면서, 반드시 사람의 마음과 글자를 합일시키면서, 그에 걸 맞는 격식과 예(禮)를 갖추어 의미를 담는다는 사실이다.

1560년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1525~1597)이 장인이자 스승이며 강원도 관찰사를 거쳐 담양부사를 지낸 청백리였던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1496~1568)을 위해 정자를 짓고, 임억령이 장자(莊子)의 고사(古事)를 빌어 식영(息影)이라 한 것은, 이는 임억령 자신이 깨달은 무위(無爲)의 도(道)를 정자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1563년 7월 임억령이 쓴 식영정기(息影亭記) 말미에, “내가 산림에 들어온 것도 천명이지, 한갓 그림자를 멈추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내가 시원하게 바람을 타고 조물주와 벗이 되어, 까마득히 먼 들판에 노닐고, 거꾸로 비치는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면, 사람들이 보고 손가락질하지는 않을 터이니, 정자의 이름을 식영(息影)이라 함이 좋지 않겠는가.” 하였는데.....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올곧은 청백리이며, 선비이며, 조선 최고의 시인인 임억령이 지은 정자의 이름 식영(息影)은, 음모와 피바람을 부르는 사화(士禍)로 어지러웠던 욕된 벼슬살이를 끝내고, 깊은 산천에 은둔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그림자도 쉬는 정자”가 아니고, 그림자가 또 다른 그늘 속에서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이제 그만 세상만사를 잊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마음, 진실로 자신이 깨달은 무위(無爲)의 도(道)를 내비친 것으로, 세속적으로는 세상의 사람들로부터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임억령의 정신세계가 이미 장자(莊子)를 넘어섰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런 임억령의 제자로, 여기 식영정에서 배우고 자라 조선의 문맥을 이은 쟁쟁한 인물들 가운데, 특히 식영정사선(息影亭四仙)으로 불리는 한 사람 가운데, 조선 최악의 살인마 인간 살인귀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이 나왔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고 비극이다.

촌부의 사견이지만, 만일 송강 정철이 자신이 시를 배운 스승 임억령이 정자의 이름을 식영(息影)이라 지은 참뜻을 진실로 깨달아 실천했다면, 그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으로, 어리석은 군주 선조를 깨우치고, 개혁과 개화에 앞장섰다면, 조선의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고, 정철 자신의 인생도 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일상이 권력에 취하고, 술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중독자가 돼버린 정철은, 수년에 걸쳐 나라의 동량인 선비들을 죽여(1천여 명의 인재들이 희생) 조선팔도를 피로 적신 끔찍한 피바람의 사화(士禍)는 일으켰고, 그렇게 정철이 절단내버린 조선은 7년 동안 국토는 유린되고 수많은 백성들이 도륙됐던 참혹한 임진왜란을 겪어야 했으며, 끝내 정철 자신도 권력으로부터 버려지고 비참하게 죽고 말았다.

당시 정철이 기획하고 주도한 살육의 정쟁(政爭), 수년에 걸쳐 조선의 인재들을 모두 죽여 씨를 말려버린, 사실상 무능한 임금 선조가 묵인한. 내란에 가까운 피바람의 사화(士禍)는, 가뜩이나 당쟁으로 지새는 어지러운 나라를, 있으나마나한 허깨비들의 나라, 폐허로 만들어버렸는데, 이 여파는 사실상 임진왜란을 불러들인 것은 물론, 전후 국정혼란과 이어지는 광해군을 축출하는 인조반정을 거쳐, 병자호란까지 겪게 하는 등 처참한 대가를 치룬 끝에, 조선이 개화하지 못하고 멸망으로 떨어지는 원인이었고 시작이 되었다.

정리를 하면, 식영정(息影亭)의 이름이 된 “어떤 사람이 자기 그림자가 두렵고 자기 발자국이 싫어서 이것들로부터 떠나 달아나려 하였다. 그런데 발을 자주 놀릴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졌고, 빨리 뛸수록 그림자는 그의 몸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더디게 뛰기 때문이라 생각하고는 쉬지 않고 질주하다가 결국 기력이 다하여 죽어 버리고 말았다”는 장자(莊子)의 고사(故事)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살다 죽은 것이 송강 정철이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생각나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자기가 저지른 단군 이래 최악의 부정부패와 온갖 거짓말로부터 도망치려고 애를 쓰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이재명을 보면, 자기 그림자가 두렵고 자기 발자국이 싫어서 이것들로부터 떠나 달아나려 애를 쓰다 기력이 다해 죽었다는 어리석은 사람과 똑같고, 모든 것이 송강 정철이 환생한 것처럼 똑같다.

앞으로 선거가 본격화되면, 민주당과 이재명이 말하는 정부는, 국민들의 귀에 이재명의 정부(情婦)였던 미모의 여배우 김부선으로 들리는 것은 물론, 이재명의 옆에 선 여자들은 모두 이재명의 정부로 보일 것이고.....

국민들의 눈과 귀에는 이재명이 말하는 부동산 정책은, 이재명이 설계한 성남의 뜰 대장동으로만 들리고, 아파트를 보면 이재명이 설계했다는 대장동이 떠오를 것인데 이를 어찌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이재명이 하는 말들은, 형과 형수에게 저지른 극악한 패륜의 욕설로 들릴 것이고, 연상될 것인데, 민주당과 이재명이 무슨 재주로 이걸 피할 것인가?

아무리 권력과 돈으로 사람들을 삶는다 하여도, 온 나라 국민들은 다 삶을 수도 없을 뿐더러, 삶아 지지도 않을 것이고, 이재명이 문재인의 그늘로 숨어 자신의 그림자를 감추고 싶어도, 자신이 살길을 찾기에 분주한 문재인 자체가 이재명을 숨겨줄 처지가 아니므로, 사실상 방도가 없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였으니 방도는 있다. 송강 정철은 조선을 망치고 그렇게 자신도 비참하게 죽었지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이재명이 살려고 한다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 그림자조차도 없는 무위의 정자 식영정(息影亭)으로 가서 식영(息影)이 되어, 자신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없애, 그림자가 정자 안팎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식영(息影)이 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의에 의해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어두운 독방으로 드는 것뿐이다. 그 외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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