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간밤 꿈속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미인의 이야기다. 자욱이 깔린 안개가 걷히자, 햇살이 푸른 잎새들 사이로 비쳐 숲길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그 길 끝에서, 하늘빛 옷을 입고 만개한 꽃향기를 음미하고 있는 아름다운 미인을 만나 한껏 취하며 즐겁고 황홀한 시간을 보냈는데, 꿈이 너무도 생생하여 꿈을 깬 새벽부터 하루해가 저무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전문 화가라면, 불멸의 작품으로 그려놓고 싶은 정말 아름다운 미인이었는데…. 종일 꿈속에서 만난 미인을 생각하다가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 1418~1453년)이 봄밤(5월 초) 꿈속에서 전설의 낙원을 <무릉도원(武陵桃源)> 본 후, 화가 안견(安堅)을 불러 꿈 이야기를 하고, 3일 밤낮으로 그려 (1447년 음력 4월 20일에 그리기 시작하여 3일 만인 23일) 완성한 저 유명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처럼, 유명 화가를 불러 그릴 수도 없는 내 처지에 씁쓸한 미소를 짓다가, 최근에 사용법을 배우고 있는 ‘챗지피티’라는 인공지능에 간밤 꿈속에서 만난 미인을 이야기하고 그려 달라고 요청하였다.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수십 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숲의 빛깔을, 향기를, 미인의 옷소매를 스쳐오는 바람의 소리를, 미인의 미소를. 모든 것을 세세히 설명했지만, 그때마다 챗지피티가 그려낸 그림은 언제나 달랐다. 내가 본 숲도 꽃도 미인도 아니었다.
실망한 나는 다시 수없이 꿈을 이야기하고 그때마다 챗지피티는 미인을 그렸지만, 내가 꿈에서 본 풍경과 미인은 영 아니었다. 100% 같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엇비슷하게라도 또는 이미지만이라도 그려주기를 바랐지만, 내가 꿈속에서 만난 미인과 챗지피티가 이해하는 내 꿈속의 미인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많은 실패를 거듭하다가 생각 끝에, 기준이 될 법한 비슷한 모델을 챗지피티에 주고, 다시 꿈속에서 본 숲과 미인의 모습을 세세히 설명하기를 수없이 반복 끝에 드디어 조금은 비슷한 미인도가 되었다.
디지털 세상 즉 지금 우리의 현실이 된 인공지능 챗지피티의 능력은 데이터의 합성일 뿐, 간밤 내가 꿈에서 본 숲길과 햇빛과 꽃향기와 아름다운 미인의 미소와 옷소매를 살짝 흔드는 바람의 소리까지 그려내지 못한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이라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람이 꾸는 꿈을 완벽히 재현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왜냐하면 꿈은 결국 우리 마음이 만든 가장 인간적인 산물이고 풍경이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가지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의미다.
문득 글을 쓰는 틈틈이 챗지피티가 그려준 간밤 꿈에서 만난 미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간밤 꿈속에서 만난 미인은 오래전 봄날에 만나 지리산 숲길을 걸었던 그녀의 모습과 닮았다는 느낌이다.
(내 설명이 부족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간밤 내가 꿈에서 만난 아름다운 미인을 챗지피티가 100% 그릴 수 없음을 확인하고, 챗지피티가 마지막 그려준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풍경과 미인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나를 꿈꾸게 했던 어느 봄날에 만났던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과 닮았다는 뜻이다.
내 기억 속 깊은 곳에 있는 그 봄날에 만나 숲길을 걸었던 그녀를 간밤 꿈속에서 만났고, 꿈은 내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황홀한 꿈을 꾸게 하였다는 생각이다.
내가 꿈속에서 찾는 그녀는 꿈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내 마음속에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를 그리움에 꿈을 꾸고 꿈속에서 그녀를 만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나는 오늘 밤 다시 꿈을 꾸고 간밤처럼 꿈속에서 아름다운 그녀를 만나서 숲길을 걷고 싶은데, 꿈 또한 내가 바란다고 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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