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일은 천지창조의 시간임을 상기하기를 바란다.

[미디어한국] 한심하고 안타까운 김문수 후보의 동정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려니, 낮에 만났던 집 앞 중국집 주인의 자부심과 명쾌한 해답이 생각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집 앞 길목에, 지난 봄날 ‘해동성(海東城)’이라는 중국집이 개업했다. 정확히는 구례여중학교 정문 앞이다.

오거리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사람이 붐비는 것은 물론 초중고 학교와 관공서가 밀집한 지역에 그 흔한 짱깨집 하나가 없어, 가끔 손님이 오거나, 또는 입맛이 궁할 때 자장면 한 그릇 먹으려면 1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늘 오가는 집 앞 길목이라, 개인적으로 반가운 일이다.

(사람을) 알든 모르든 이젠 봉남리 주민 그것도 매일 오가며 인사를 나누는 이웃이 된 관계로 인사차 두 번을 가서 먹었는데, 내가 중국 음식에 관하여 아는 게 없는 연유로 맛에 관하여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내 시선을 붙든 것은, 주인인 주방장의 자존심인지 철학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방과 홀 사이 음식을 내는 벽에 보란 듯이 써놓은 박노해 시인의 ‘다른 길’이다. (사진 참조)

사진 설명 : 허허당 길목에 자리한 구례읍 봉남리 오거리 중국집 해동성과 ‘다른 길’이다.
사진 설명 : 허허당 길목에 자리한 구례읍 봉남리 오거리 중국집 해동성과 ‘다른 길’이다.

「우리 인생에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나에게는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

처음 중국집에서 볼 수 없는 글귀를 보았을 땐, 배달 주문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자신이 요리하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기꺼이 찾아오는 손님만 정성껏 대접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이며 선언이라는 생각이 들어, 주인의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고,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이 집만의) 진짜 짜장면 맛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후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이웃 주민으로) 주인을 만나서 몇 마디 나누다가 주인이 원하는 진짜로 원하는 나만의 다른 길이 뭐냐고 물었다.

특히 이 집을 찾아오는 손님들 각자가 원하는 다른 길이 있을 것인데, 주인의 다른 길과 손님의 다른 길 즉 주인이 고집하는 다른 맛과 손님이 찾는 다른 맛이 다를 것인데, 이 다름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그런데 주인의 답이 명쾌하다. 정리하면 주인이 추구하는 진짜 다른 맛이 손님들이 찾는 진짜 다른 맛이므로 결론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6.3 대선까지 딱 6일 남았다. 진짜 다른 길을 찾는 시대와 국민에게 진짜 다른 길을 가는 김문수를 보여주지 못하고 여전한 구태로 일관하면서 헤매고 있는 김문수가 안타깝다.

김문수가 대선에서 승리하려고만 한다면 6일이라는 시간은 충분하다. 6일은 천지창조의 시간임을 상기하기를 바란다.

이제라도 김문수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권성동 김재원 이수정 등등 대표적인 구시대 인물들을 청산하고, 당선되면 그들 누구도 임명직에 임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진짜 다른 김문수가 시대와 국민이 바라는 진짜 김문수만의 다른 길을 가면 되는데….

자신의 앞에 열려 있는 시대와 민심이 원하는 진짜 다른 길을 가지 않고, 시대와 민심을 배반하고 욕되게 하는 구태의연한 사람들 속에서 헤매고 있는 김문수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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