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한국] 다음의 내용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 (지리산) 장당골 석남암사지(石南巖寺址)에서 발견된 766년(신라 36대 혜공왕 2년) 돌을 다듬어 조성한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 대좌 속에서 나온 사리호(舍利壺)에 새겨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원문이다.

사진 설명 : 발원문의 주인인 지리산 장당골 관음암 비로자나불이다.(1966년 촬영)
사진 설명 : 발원문의 주인인 지리산 장당골 관음암 비로자나불이다.(1966년 촬영)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어리석음과 깨달음이 둘이 아님에도, 부처와 중생이 서로 다투고, 어리석은 이와 깨달아 안다는 이가 죽기 살기로 다투고 있는 어지러운 나라 어리석은 국민을 깨우치는 메시지로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 을사년 사월 초파일에 쓰는 글의 주제로 삼았다.

바라건대 오늘 을사년 사월 초파일을 맞이하여 지금 세상에서 스스로가 즉 자기 자신이 곧 부처님이라는 것을 아는 이나, 또는 부처님이라는 걸 모르는 이나, 봉성산 촌부가 띄우는 1,259년 전(766년) 봉안한 사리함에 새긴 이 발원문을 읽은 이들 모두는 다 같은 마음이기를 바란다.

영태(永泰) 2년(766년) 병오(丙午) 7월 2일에 법승(法勝)과 법연(法緣) 두 스님이 함께 받들어 돌아가신 두온애랑(豆溫哀郞)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돌을 다듬어 비로자나불(石毘盧遮那佛)을 조성하고 안에 발원문을 함께 넣어 석남암사(石南巖寺) 숲속 관음암(觀音巖) 가운데(중심) 봉안(奉安) 합니다.

원하여 바라는 것은 

두온애랑의 영신(靈神)이나

두 스님이나

혹은 이것을 본 사람이나

비로자나불을 향하여 정례(頂禮)하는 사람이나

멀리서 들은 사람이나

듣고 기뻐하는 사람이나

불상의 그림자를 지나는 무리나

불어서 지나가는 바람이 지나간 어느 곳의 일체중생이나

모든 삼악도(三惡道)의 업(業)이 소멸하여

스스로 비로자나임을 깨닫고 세상 떠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지금 위 766년 7월 2일에 조성한 국보 제233호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에 새겨진 우리나라 최고 최상의 발원문을 읽은 이들에게 마음에 느껴지는 소감을 묻는다.

어떤가?

어떠한가?

특히 미신과 기복신앙으로 우매한 사람들을 홀리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 미끼에 홀려서 인생을 헤매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보고 무어라고 할지 궁금하다.

거두절미하고, 위 1,259년 전(766년) 통일신라시대 어느 민생이 비로자나불<법신불(法身佛)>을 조성하여 지리산 장당골 숲속 바위 가운데 모시며 쓴 발원문을 통해서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은, 시대와 종교를 떠나서 진실로 아름다운 마음이 무엇이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하는 국문학적 가치다.

그리고 발원문의 주제인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핵심 사상인 마음을 깨달으면 부처라는 즉심시불(卽心是佛)을 가장 알기 쉽게 전하고 있는 더 없는 깨우침의 법문이다.

글씨 한 자 한 자에 새겨 담아낸 그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보면, 옛날과 지금이 다르지 않고, 진리의 법 또한 다름이 없는데, 즉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지 않고, 미혹과 깨달음이 둘이 아님에도,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님이며, 깨닫지 못하면 중생이고, 미혹과 깨달음은 마음 밖에 있지 않다는 것)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바로 우리들 각각의 자신이 문제라는 사실의 직시다.

늘 그렇듯이 중언부언 쓰다 보니 쓸데없이 사설만 길어졌다. 을사년 사월 초파일 봉성산 촌부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지금 나라와 국민을 천 길 절벽으로 내몰아가고 있는 여야 대권 후보자들과 (정치인들)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 마음들이 위 발원문과 같은 마음이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766년 신라시대 어느 민생이 쓴 발원문처럼 정치인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각각의 마음이 그러하다면 아니 흉내라도 내려고 노력이라도 한다면 그 순간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불국토가 되고 국민은 너도나도 다 같이 부처님이 되어 행복한 삶을 즐기는 참 좋은 나라가 될 것인데.......

문제는 국민이다.

사악한 정치인들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물고, 좋은 나라 나쁜 나라, 좋은 정치 나쁜 정치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 각자가 문제다.

발원문이 직시하는 그대로 부처를 마음 밖에서 찾고 미혹과 깨달음을 자신의 마음 밖에서 찾으며 다툼을 벌이고 있는 어리석은 지지자들이 문제다.

신간.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구한 혁명가. 박혜범 지음
신간.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구한 혁명가. 박혜범 지음

 

관련기사
저작권자 © 미디어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