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미지 사진
산불 이미지 사진

[미디어한국] 농촌에서 필수인 (흔한) 농기계의 하나인 풀을 베는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불이 날 확률이 몇 %나 될까?

전국에서 예초기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져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빈번한 일이라고 할까?

1억분의 1도 안 된다고 할까?

아니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할까.?

소방청의 발표에 의하면, 경북과 경남의 산천을 불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최악의 산불과 (지리산 산청에서 발생) 최근 하동 지리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풀을 베는) 예초기의 칼날이 돌과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사람들치고 예초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예초기는 농사를 비롯하여 선산(先山 조상의 묘지 관리)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이며 반드시 한 집에 한 대는 있다.

나 역시 젊어서 몇천 평 농장과 넓은 선산 관리를 했던 연유로 예초기에 이골이 난 사람이고, 섬진강 강변에서 살 때는 주변 풀들을 제거하는 용도로 가지고 있었고, 여기 봉성산 허허당에서도 1년에 몇 번씩 사용하고 있는데, 소방청의 발표가 이해되지 않는다.

나를 비롯한 주변의 경험으로 보아서, 만일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불이 났다면, 그건 예초기 때문이 아니고, 작업을 하는 사람이 피우다가 아무렇게나 뱉어버린 담뱃불이 원인이다.

게재한 사진은 며칠 전 지리산 어느 암자를 찾아가다가 숲길에서 발견한 것으로, 봄볕과 봄바람에 타버린 담배꽁초다. (봉성산 숲길과 구례읍 골목길에서도 흔하게 본다.)

해마다 봄철이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산불 가운데 자연 발화되는 경우는 과연 몇 %나 될까?

또는 농부들이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는 작업을 하다가 산불을 내는 실화는 몇 %나 될까?

모르긴 해도 대부분은 등산객들 또는 임산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버린 담배꽁초 또는 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창문 밖으로 던져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다.

사진 설명: 봄볕과 봄바람에 타버린 담배꽁초다.한마디로 조상을 섬길 줄 모르는 무식의 표본이다.
사진 설명: 봄볕과 봄바람에 타버린 담배꽁초다.한마디로 조상을 섬길 줄 모르는 무식의 표본이다.

한식(寒食)이 불을 금하는 찬밥을 먹는 것임을 안다면, 한식에 조상의 묘를 돌보는 의미와 법도를 잘 알 것이다.

끝으로 지금의 베이비붐 세대가 사라지면, 즉 향후 빠르면 30년 늦어도 50년 후에는, 지금의 묘지와 성묘 문화는 사실상 사라질 것이다.

오래전 그러니까 대략 30년 전 일이다. 항차 묘지를 쓰고 성묘의 문화가 사라질 것이니,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묘지를 쓰지 말고 화장하여 유골을 고인이 좋아하던 산이나 강 또는 바다에 뿌려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을 권장했고, 지금도 권장하고 있는데, 우선은 묘지를 쓸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 또는 관리할 후손이 없는 경우, 또는 후손이 있어도 관리가 불가하다고 판단될 경우,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있다.

나는 딸에게 말한다. 내가 살아서 내 발로 화장터로 갈 수가 없으니, 아버지가 죽으면 장례도 지내지 말고 곧바로 화장터로 가서 화장해서, 산에서 죽으면 산에다 뿌리고, 강에서 죽으면 강에다 뿌리고, 49재는 물론 제사도 지내지 말고, 네 마음 편하게 살라고 말하고 있다.

너의 마음속에 있는 아버지가 진짜이지, 마음 밖에 있는 아버지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그런데 딸의 대답이 명쾌하다.

아버지가 죽으면 내 일이지 아버지의 일이 아니니 아버지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그리고 상조회사에서 알아서 다 해줄 것이니, 아버지는 아무 걱정 말고 즐겁게 살다가 죽는 것마저도 아버지답게 즐겁게 죽으라고 한다.

부연하면, 내 인생 최고의 화두는 나답게 즐겁게 살다 허허허 웃으며 즐겁게 죽는 것인데, 문제는 이게 결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이게 걱정이다. ㅎㅎ

결론은 묘지와 성묘 그리고 제사의 문화는 본질이 아니고, 죽은 자를 위함도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도 곧 사라질 문화라는 것, 부질없는 일이라는 의미다. 뜻있는 이들은 지금이라도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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