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쉬킨의 삶과 죽음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준 그대가
정작 자신의 삶은
그리 쉽게 버렸나요
아름다운 아내를 둔 것이 죄가 되어
아내를 사랑한 장교에게
총살을 당하다니
서른일곱, 겨우 꽃잎 펴던 시간에
신혼살림 삼년을 보낸 저 푸른 집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서
아직도 삶을 놓지 못한
그대와, 사랑하던 여인의 동상이
집 앞에 머물고
차라리 삶을 노래하지 않았더라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이제 우리가 그대에게
불러주는 노래가 되었으니
죽음일지라도 진정 사랑하였으니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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