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요정의 길 ]
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요정의 길 ]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3.2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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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의 길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하늘과 상면하는 산, 하나

발끝에서 정수리까지 살점을 파내어

트롤스티겐, 요정사다리를 만들어 놓고

요정이 되어 오르란다.

목숨으로 넘어 가란다.

한줄기 정이라도 있거든

차가운 계곡에 뿌려 달란다.

값싼 미소는 흘리지 말고

한계의 절벽에서

가슴 터질 만큼 격한 두려움이 솟구치거든

목울대가 타도록 웃어보란다.

황금의 길, 노르웨이를 가장 높게, 가장 좁게

가장 험악하게 조각한 무대

산 아래 천길 낭떠러지에 자아가 쪼개지고

산 위 바위산 절벽에 오만이 꺾어지고

하얀 피울음, 속절없이 붙들고 있는 것들을

산산이 부수어버리는 폭포수까지

이 얼마나 행복한 행로냐고

나는 가슴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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