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내 마음을 흔들어 버린 한 송이 이름 모를 꽃이다
사진 설명: 내 마음을 흔들어 버린 한 송이 이름 모를 꽃이다

[미디어한국] 처음엔
꽃이 피는 나무인지 몰랐다.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피고 나서야 알았다.

가끔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두서없이 촬영 스마트폰에 저장해 둔 사진들을 정리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매번 지나간 사진들을 정리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어떤 것은 촬영한 그 순간 느꼈던 느낌이 전혀 아니고, 또 어떤 것은 변함없이 내 마음을 흔들기도 하는데, 게재한 한 장의 이름 모를 꽃 사진이 그렇다.

내가 이름도 모르는 이 작은 분홍색 아름다운 꽃을 처음 본 것은 지난 7월 어느 날이었다. 가끔 오며 가며 보았을 땐 생명이 없는 조화(造花) 그저 장식으로 꾸며놓은 소품으로만 생각했다가, 그게 아니고 살아있는 생명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꽃나무임을 안 것은, 작지만 당당하게 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나서였다.

게재한 사진과 서두의 시는 그때 보고 느낀 내 마음을 메모해 둔 것이고, 그날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그대로 담아 몇 사람 지인들에게 삼복(三伏) 건강히 잘 견뎌내시라며, 감사의 선물로 보냈었는데, 오늘 다시 보아도 그때나 지금이나 참 더 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모든 건 사람이 저마다 만들어 낸 분별이고 차별일 뿐, 전지전능하다는 신의 마음으로 보면, 즉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 사람을 편애하지 않는다는 천지불인(天地不仁) 즉 자연의 눈으로 보면, 이름도 없는 그대로가 다 같은 생명이고 꽃들일 뿐 어떠한 분별도 차별도 없기에 하는 말이다. 말인즉슨 우리네 사람 사는 일들이라는 의미다.

달력을 보니 내일이 말복(末伏)이다. 언제나 그렇듯 계절은 지나고 보면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보다 더 빠르다. 그것이 그런 것이 세월이고 사람의 인생이다.

한낮에 구례읍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걷는 일이 극기 훈련이 돼버린 견디기 힘든 뜨겁고 무더운 여름 혹서(酷暑)도 내일 말복(末伏)을 끝으로 점차로 식어가고, 오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생기가 돌 것이다.

바라건대 아는 이들이나 모르는 이들이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잘난 이나 못난 이나, 모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인연을 따라 피고 지는 저 이름 모를 한 송이 아름다운 꽃처럼 그런 존재이고 관계이기를 바란다. 그런 세상 그런 나라가 되면 참 좋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미디어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