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러시아 [모스크바 빌딩의 예술]
2018-05-21 김윤자 기자
모스크바 빌딩의 예술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이제는 하나를 낳아도
아름답게 낳아야 된단다.
졸작으로 그리면
아예 탄생을 허용하지 않는단다.
검은 휘장, 그 세월을
다시는 그리워하지 말자는 다짐일까
뒤늦게 달려온 주자의
피 서린 뜀박질일까
높은 고지로 솟는 고운 희망덩이
보석으로도 얻기 어려운 빛으로
전신을 물들이고
목선, 어깨선, 무릎선, 어느 선 하나
모나지 않게 다듬고
곡선으로, 혹은 직선으로 뜨거운 혼이 분무한다.
눈부신 희열이다.
소리 없이 일어서는 충직한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