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열차] '바지'와 '명추연대' 남긴 與 컷오프…정책 경쟁은 실종
[대선열차] '바지'와 '명추연대' 남긴 與 컷오프…정책 경쟁은 실종
  • 김삼종 기자
  • 승인 2021.07.09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나머지 후보들의 공세가 집중되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지사 간 '명추' 연대로 막판 재미는 더했지만,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는 평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기호순)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2021.7.8/ 국회사진취재단

[미디어한국]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TV 토론이 결국 '바지' 논란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나머지 후보들의 공세가 집중되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지사 간 '명추' 연대로 막판 재미는 더했지만,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3일 1차 토론(KBS), 5일 2차 토론(JTBC·MBN), 6일 3차 토론(MBC), 전날(8일) 4차 토론(TV조선·채널A) 등 총 네 차례 TV 토론을 마치고, 9일부터 오는 11일 오후 3시까지 당원조사와 여론조사를 통한 예비경선(컷오프)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TV 토론 횟수를 4회까지 늘리면서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1등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나머지 후보들 간 대립구도만 보여주는 데 그쳤다.

'반(反)이재명' 구도는 1차 토론에서부터 두드러졌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은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과 '영남 역차별' 발언에 공세를 펼쳤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1번 공약으로 '공정성장'을 내건 점을 언급하며 말을 바꾼다고 지적했고, 이 지사는 "말을 바꾼다는 것은 박용진 후보의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을 언급하며 "지역 문제를 너무 거칠게 접근했고, 해명을 거짓으로 했다"고 비판했고, 이 지사는 "(영남지역도)지방 피해의 역차별을 같이 받고 있다는 것이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2차 토론에서는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이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 이 지사는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서는 "제 불찰이다.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여배우 김부선씨와 스캔들 의혹에는 발끈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가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라고 불쾌한 듯 대응했다. 이 지사의 이런 대응은 이후 다른 후보들로부터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는 집중 공격을 받았다.

또 2차 토론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 지사를 엄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추 전 장관은 기본소득을 비판하는 박용진 의원에게 "윤 전 총장을 가지고 이 후보가 기본소득에 대해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좀 과하다"고 말했고, 이 지사는 추 전 장관에게 "저를 지원해주셔서 각별히 감사한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 2021.7.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3차와 4차 토론에서는 '반이재명 연대'와 '명추 연대' 간 대립 구도가 심화됐다. 이 지사는 계속되는 '기본소득'에 대한 공격에 대해 "반드시 해내겠다. 제1공약은 성장정책이지만, (기본소득은) 주요 핵심 정책이라는 걸 분명히 말한다"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에게 "너무 민망했다. 갑자기 바지 내린다는 표현은 놀랍기도 하고 엉뚱·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이 지사에게 사과할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이 지사는 "하도 답답해서…한두 번도 아니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시니"라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실패한 정책으로는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후보 모두가 '부동산 정책'을 일제히 꼽으면서도 각자 차별화된 해법을 제안했다.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신도시 건설, 공공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규제 방안 등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마지막 4차 토론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작심한 듯 이 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가족의 도덕성 문제, 말 바꾸기 등을 언급하면서 "윤 전 총장 사례를 보면서 이재명 후보와 겹쳐서 생각하게 되는 당원들이 꽤 많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오락가락한 말씀, 그리고 일부 도덕성 문제에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지사가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공관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도 제기하며 당시 참석자 등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정 전 총리도 이 지사의 기본주택과 기본대출을 문제삼으면서 "금융이란 건 시장기능에 의한 것이다. 관치를 하겠다는 건지"라고 이 지사를 쏘아붙였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이 이 지사를 대신해 반격에 나섰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회동을 두고 "반이재명 연대가 시동된 것 아니냐"며 "반이재명 연대를 하면 '사면 연대'되는 것 아니냐는 지지층의 우려가 많다"고 이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면 논란을 건들였다. 또 "이 전 대표는 대부분 직접 도전하기보다는 꽃길만 걸어왔다는 평가가 있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와는 상대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에게 "여러 개혁을 했다는데 제 기억에 거대 기득권인 검찰, 언론, 재벌 대기업과 싸워본 적은 없지 않나 싶다"며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 지사는 "일리가 있다"며 "열심히 수용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