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윤석열의 입’ 웬만한 정치인 능가…메시지 던질 때마다 정국 ‘출렁’
[대권] ‘윤석열의 입’ 웬만한 정치인 능가…메시지 던질 때마다 정국 ‘출렁’
  • 황문권 기자
  • 승인 2021.03.09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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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1.3.4/뉴스1 

[미디어한국] 20대 대선이 꼭 1년 남았다. 검수완박과 부패완판을 외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선 바탕에는 '언행일치'가 자리한다. 특히 스스로 정무적 감각이 없다는 그의 '말'이 오히려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충분하다는 분석으로 이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말이 웬만한 정치인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검찰청 앞에서의 사퇴의 변은 간결하면서도 하고싶은 말을 모두 담았다는 점에서 임팩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윤 전 총장이 뱉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지난 1년간 정국에 미친 파급력은 상당했다. 정치권에서는 그 시작을 지난해 8월3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찾는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우리 헌법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에서 배제되고 한달여 만에 침묵을 깬 윤 전 총장의 '말'이었다.

민주당은 즉각 윤 전 총장 비판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직분에 충실하라"고, 박주민 의원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말"이라고 직격했다.

이로부터 두달여 후인 같은해 10월22일 국정감사장에서 윤 전 총장의 답변은 거의 모든 것이 기사화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특히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그의 임명에 반기를 들던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 옹호를, 적극 찬성했던 민주당은 윤 전 총장 공세에 나서며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는 점에서 그의 '대쪽' 이미지가 굳어진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여당 위원이었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라임·옵티머스 사건 수사가 부실하다며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비판하자, 윤 전 총장은 "선택적 의심이 아닌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한 반박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고, '검찰인사'에 대해서는 "인사안을 보여주는 것이 협의는 아니다.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은 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언론 인터뷰와 사퇴의 변에서 윤 전 총장은 거듭 '법치'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등 수사·기소 분리방안 추진에 대해 "수사는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수사, 기소, 공소유지라는 것은 별도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것을 분리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다음날인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소위 말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의 '검수완박' 프레임을 '부패완판'이란 말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끝으로 지난 4일 사의를 밝힐 당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윤 전 총장은 메시지를 던지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며 "당분간 뉴스메이커로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역시 "발언 하나하나에 힘이 있다"며 "아직 대권 도전은 선언하지 않았지만 반문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이번 보궐선거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실제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회사 4개사가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칼을 대고 법치를 강조한 윤 전 총장에게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처음 낸 메시지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를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며 "여든 야든 진영과 관계없이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신속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8%는 LH 직원들의 신도시 선정 지역 투기 의혹에 대해 '공직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부패 구조 문제로 본다'고 답했다. '개인적 일탈이라고 본다'는 응답비율은 9.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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