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칼럼]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가 진정한 문재인의 남자다
[섬진강칼럼]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가 진정한 문재인의 남자다
  • 박혜범 논설위원
  • 승인 2021.02.1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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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은 문재인이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사의를 굽히지 않고 있는 민정수석 신현수를 보면서, 오죽하면 문재인의 충복으로 알려진 신현수마저 반발하겠냐며 호들갑이지만. 이번 민정수석 신현수의 행동은 침몰하는 배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뛰어내리는 배은망덕이 아니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정치 인생을 함께해온 문재인을 위해서 자신이 마지막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충심
사진 설명 : 뉴스 화면에 나오는 진정한 문재인의 남자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의 모습
사진 설명 : 뉴스 화면에 나오는 진정한 문재인의 남자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의 모습

[미디어한국 박혜범 논설위원] 저잣거리에 떠도는 이런저런 신소리 군소리 다 집어치고, 신현수 민정수석이 한 달여 남짓 동안 청와대에서 보고 확인한 것이 무엇일까?  

도대체 청와대 권부 가운데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민정수석으로 출근하면서, 뭘 보고 절망했기에 “자존심이 몹시 상한다.” “창피해서 더는 못 하겠다”며 분노를 하는 것일까?

문재인과 신현수 두 사람이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쌓아온 사적인 관계나 정치적인 관계에서 보면, 신현수 수석이 “창피해서 더는 못 하겠다”며 문재인을 버리고 있는 장면은 있을 수도 없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인데,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처럼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이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뉴스와 평론가들이 한목소리로 법무장관 박범계와의 권력 다툼과 조국 전 수석을 추중하는 세력들에 의한 왕따가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신현수와 문재인이 함께해온 세월을 보면, 이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이 그렇다는 것뿐, 결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 촌부의 판단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버린 신현수 민정수석이 주군인 문재인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냐를 두고,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조선 최고의 선비 가운데 한사람인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년) 선생과 과부인 문정왕후의 관계다.

다음은 1555년(명종,10년) 임금이(사실상 문정왕후) 내리는 현감의 벼슬을 뿌리친 조식 선생이, 자신의 소생인 나이 11세의 어린 명종(明宗,1534~1567년, 재위 1545~1567년)을 허수아비로 용상에 앉혀놓고, 뒤에서 수렴청정(垂簾聽政)으로 권력을 휘두르며, 사악한 사화(士禍)의 피바람을 일으켜 나라 안의 선비들을 탄압하고 죽이던, 과부 문정왕후에 반발하는 잘못된 정치 현실을, 목숨을 걸고 비판한 상소문 내용 가운데 발췌한 것이다.

“군주가 인재를 등용함은 목수가 목재를 가져다 쓰는 것과 같아, 깊은 산과 큰 늪의 재목을 모두 이용해서 큰 집을 완공할 전에, 토목수가 알맞은 재목을 가져다 쓸 뿐이지 목재가 스스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하께서 인재를 등용하심은 나라를 가진 군주로서의 책임이지만, 신은 맡은 일을 감당치 못할까 걱정됩니다. 이 때문에 감히 그 큰 은혜를 사사로이 받지 못하겠습니다.”

-생략-

“ 전하의 나랏일은 이미 그릇되었으며,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도 이미 떠나갔으며,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 비유하면 이 나라는 백 년 동안 벌레가 속을 갉아먹어 진액이 이미 말라버린 큰 나무와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거센 비바람이 언제 갑자기 닥칠지를 까마득히 모르고 지내 온지 오래 되었습니다. 조정의 인물 가운데 충성스럽고 뜻 있는 신하가 없는 것이 아니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나라 일에 힘쓸 선비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손을 쓸 곳이 없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낮은 벼슬아치는 아랫자리에서 희희덕거리며 주색을 즐기고 있으며, 높은 벼슬아치는 윗자리에서 어물거리며 오직 뇌물로 재산만 불리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배가 썩어가는 데도 아무도 치유하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직에 있는 신하들은 용이 연못을 차지하고 버티듯 후원 세력을 심고 있으며, 외직에 있는 신하들은 들판에서 이리가 날뛰듯 백성을 수탈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죽이 없어지면 털이 붙어있을 곳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생략-

“대비께서는 비록 생각이 깊으시다 하나 깊은 궁중의 일개 과부에 지나지 않고 전하께서는 어리시어 다만 선왕의 외로운 후계자이실 뿐이니, 천 가지 백 가지의 천재(天災)와 억만 갈래의 인심을 무엇으로 감당하며 무엇으로 수습하시겠습니까. 냇물이 마르고 곡식이 하늘에서 내리니 그 조짐이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노랫가락이 구슬프고 흰옷을 즐겨 입으니, 소리와 형상에서 이미 그 조짐이 나타난 것입니다.”

위 466년 전 지리산 산골 선비인 조식 선생이 국정을 비판한 상소문은, 오늘날 문명한 21세기 백성이 주인인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읽어봐도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데......

이러한 상소를 올린 조선 최고의 선비 가운데 한사람인 남명 조식 선생의 마음을, 오늘날 청와대 민정수석 신현수의 마음으로 바꾸어보면, 이른바 주군에게 절망하고 떠나는 신현수가 감추고 있는 답이 보인다.

처음 문재인 정권의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참여하여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어떠한 잡음도 없이 조용히 문재인을 돕던 문재인의 충신 신현수가 청와대 민정석의 자리에서 본 것은, 466년 전 남명 조식 선생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명종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과부 문정왕후를 본 것처럼,.....

권부의 중심인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신현수는, 자기가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문재인이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고 있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다 실패하고 고민 끝에 절망하면서 마지막 정치 인생을 결정하였고, 그것이 지금 우리 국민들이 보고 있는 신현수의 모습이라는 것이 촌부의 판단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임금인 명종을 위해서라면 백번이라고 죽겠지만 과부가 휘두르는 권력을 위해서는 목숨을 버릴지언정 승복하지 않겠다는 남명 조식 선생의 마음처럼, 민정수석 신현수 역시 문재인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고 굴욕도 감수하겠지만, 그것이 조국의 나라 전 민정수석 조국이 만들어놓은 조직에 충성하는 꼴이라면, 그건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것으로, 죽어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자신을 죽여서 누군가에게 조정되고 있는, 현대판 명종인 문재인을 깨우치는 진심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문재인이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사의를 굽히지 않고 있는 민정수석 신현수를 보면서, 오죽하면 문재인의 충복으로 알려진 신현수마저 반발하겠냐며 호들갑이지만. 이번 민정수석 신현수의 행동은 침몰하는 배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뛰어내리는 배은망덕이 아니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정치 인생을 함께해온 문재인을 위해서 자신이 마지막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충심인데, 문제는 어리석은 문재인이 이걸 깨달지 못한다는 사실이고, 이것이 신현수의 비극이고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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