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토종 좀비들, K-애니 붐 주인공이죠
[문화] 토종 좀비들, K-애니 붐 주인공이죠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6.08.0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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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마 좀비 친구들이 자신들과 다른 인간인 하나와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은 3D 애니메이션 ‘좀비덤’. (사진=애니작)

  (미디어한국//이정우기자) 이제는 ‘K-애니’다. 세계 애니메이션계에 한국 토종 좀비 캐릭터들이 도전장을 냈다. 애니메이션 ‘좀비덤’은 2014년 첫 발걸음을 뗀 뒤 2년 만에 한국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14개국에 판권 판매를 마치고 동시 방영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이뤄진 월트디즈니와의 계약으로 ‘좀비덤’ 애니메이션의 판로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좀비덤’ 제작사인 애니작은 지난해 12월 문화창조벤처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애니작은 글로벌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핵심 인력들이 모인 콘텐츠 제작사로 3D 애니메이션과 방송, 영화, 홍보 영상 등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마트 플랫폼에 서비스할 수 있는 교육,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애니작 이병준 대표는 “애니메이션이 정식 출시되기 전부터 해외 관련 기업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지금도 해외 수출은 현재진행형이지만,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과 애니메이션 일류기업인 월트디즈니사와의 계약으로 첫 출발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좀비덤’은 좀비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3D 애니메이션으로, 귀엽고 깜찍한 꼬마 좀비 친구들이 자신들과 다른 인간인 하나와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슬랩스틱(소란스러운 코미디 장르)으로 코믹하게 담았다. 3분 분량의 짧고 임팩트 있는 코믹한 내용과 좀비라는 특별한 캐릭터가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서울 캐릭터 & 라이선싱 페어’에 전시돼 있는 좀비덤 부스. (사진=애니작)

 

좀비 캐릭터 3D 애니메이션


중국서 조회 수 6억9000만 뷰, 평점 9.4 기록

  인간과 좀비들이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통해 전하는 소통에 대한 메시지도 소통 부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볍지 않은 울림을 남긴다. 국내에서는 올해 4월부터 KBS 1TV에 정규 편성돼 토요일마다 방영되고 있으며, 인터넷TV(IPTV)와 케이블 채널, 모바일, 포털, 인터넷 VOD 등 약 9개 매체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애니작은 세계 전 연령층이 봐도 좋을 만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실무진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실무진은 대사가 많지 않고, 분량이 짧고, 모두가 공감할 만한 코미디가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현재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담아야 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소통’을 주제로 인간과 전혀 친구가 될 수 없는 존재인 좀비가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로 탈바꿈하는 내용을 만들었다. 이것이 ‘좀비덤’ 스토리 라인의 기반이 됐다.

  애니작은 투자를 받기 위해 이러한 아이디어와 스토리를 담은 기획안을 만들었고, 좋은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좀비덤’은 2014년 처음 기획안을 냈던 KBS, 서울산업진흥원, SK브로드밴드 등이 공동 주최한 콘텐츠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공모 기관에서 지원하는 금액 등으로 1년간 캐릭터를 완성하고 초기 스토리를 완성했다.

  이후 애니작은 ‘2015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서울 프로모션 플랜 2015’ 등 다양한 행사에서 ‘좀비덤’을 선보였고, 신선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 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2015년 1월 ‘홍콩 라이선싱 쇼’, 2015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5 차이나 라이선싱 엑스포’에서도 방문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유아용품 제조 관련 업체인 상하이 선트리사와 중국 내 방영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애니작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 선트리사와 중국 내 방영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상하이 선트리사와 MOU 체결 모습. (사진=애니작)

  이 대표는 “상하이 선트리사는 지난해 초부터 우리 전시관에 찾아와 콘텐츠를 눈여겨보고, 직접 한국을 방문해 바로 계약하자고 할 만큼 적극적이었다”며 “지난해 9월 계약을 마치고 올해 우리나라와 동시 방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좀비덤’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5주간 총 20편이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중 하나인 텐센트(Tencent)에 먼저 방영돼 한 달이 되기도 전에 1000만 재생 수를 기록하며 텐센트와 선트리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7월 25일 기준) 약 6억9000만 뷰, 평점 9.4를 기록하며 전문가들에게 인기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소식이 연이어 날아들었다. 애니메이션계의 큰손 월트디즈니사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던 것. 먼저 아시아 디즈니 권역인 아시아 14개국(미얀마, 팔라우,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에 방영하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올해 3월 월트디즈니와 체결했다.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한 뒤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애니작 직원이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좀비덤 캐릭터 아트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월트디즈니사와 계약 체결


아시아 14개국 방영

  이 대표는 “월트디즈니와의 계약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는데, 앞으로 미주와 유럽 시장에 뻗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 미국과 스페인 등 유럽, 미주 국가와의 영상권 계약 협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해외 진출에 벤처단지의 도움도 컸다고 강조했다.

  “벤처단지는 입주공간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홍보, 마케팅, 법률, 세무, 금융 등 취약한 부분을 아울러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또 입주기업들이 융·복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애니작은 이제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기반으로 캐릭터 인형, 폰 케이스, 텀블러, 피규어 등 캐릭터 관련 산업과 게임 등에도 잇따라 진출했다. 앞으로 ‘좀비덤’ 관련 공연과 가상현실(VR) 체험 게임,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사업 기반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척박했습니다. 우리도 그 척박한 땅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그런데 벤처단지를 통해 맷집이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좀비덤’ 시즌2도 개봉하고, 영화와 공연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해 전 세계에서 또 K-애니메이션 붐이 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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