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감사원 '판단 안했다'지만 탈원전 해야…200쪽 보고서 '폐쇄 결정 잘못' 말하고 있어
[종합] 감사원 '판단 안했다'지만 탈원전 해야…200쪽 보고서 '폐쇄 결정 잘못' 말하고 있어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10.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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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잘못된 경제성 평가를 토대로 조기폐쇄 결정을 내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셈
감사원이 20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월성 1호기) 조기폐쇄의 타당성에 관한 감사결과를 지난해 10월 감사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에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 2020.10.20/뉴스1

[미디어한국] 국민적 이슈인 탈원전!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선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즉시 가동중지) 결정 자체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200페이지에 달하는 감사보고서를 뜯어보면 정부와 한수원의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적시하면서 사실상 조기폐쇄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에 따르면, 감사원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핵심 근거 중 하나였던 경제성 평가에 있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8년 5월 삼덕회계법인이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적용할 원전 판매단가 기준을 전년도 판매단가에서 '한수원 전망단가'로 변경하도록 했다.

문제는 한수원 전망단가는 실제 원전 이용률이 한국전력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수립시 예상 원전 이용률(한전의 원자력 구입량)보다 낮을 경우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추정되는 경향이 있다.

한수원도 자체 경제성 평가를 수행하면서 한수원 전망단가를 적용하면 2021년 원전 판매단가가 48.78원/kWh까지 낮아지게 되는데, 이는 Δ2017년 판매단가(60.76원/kWh) Δ과거 판매단가 추세 Δ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사유’로 한수원 전망단가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한수원과 산자부는 회계법인에 이를 보정하지 않고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계속가동 시의 전기판매수익이 낮게 산정되도록 했다. 반대로 비용 측면에선 인건비와 수선비 등 조기폐쇄(즉시 가동중단)시 감소되는 비용의 추정을 과다하게 했다.

이로 인해 월성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원은 결론내렸다.

감사원은 "한수원 이사회는 위 경제성 평가결과 등을 근거로 지난 2018년 6월15일 한수원 이사회에서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한다는 '월성1호기 운영계획(안)'을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잘못된 경제성 평가를 토대로 조기폐쇄 결정을 내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20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주)월성원자력본부 월성 1호기(가운데)가 감사원의 조기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로 2012년 11월 설계수명(30년)을 마치면서 가동이 정지됐다. 2020.10.20/뉴스1 

 

 

감사원은 또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시기 결정과 추진과정에서의 부당한 업무 처리를 했다고 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와 한수원은 당초 월성1호기를 설계수명 시까지 계속가동하는 방안이 가장 경제적이지만 정부 정책으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방침을 정한 점을 고려해 원안위의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취득 시까지 2년6개월간 운영하는 방안을 조기폐쇄 시기의 하나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던 백운규 전 장관은 2018년 4월 초 A 산업부 과장으로부터 B 청와대 보좌관이 월성 1호기를 방문한 뒤 '외벽에 철근이 노출됐다'는 점을 청와대 내부보고망에 게시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라고 질문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는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냐"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당시는 아직 경제성 평가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의 평가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한수원은 삼덕회계법인에 당초 경제성 평가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시됐던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시나리오'를 제외하고 '즉시 가동중단' 방안과 '설계수명 시까지 계속 가동하는 방안'만 비교해 경제성 평가를 하도록 했다. 조기 폐쇄할 경우 즉시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 하나만 남게 된 것이다.

당초 산업부는 월성1호기를 2018년 상반기에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쇄시기를 결정하도록 돼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질문’을 계기로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도 나오기 전에 폐쇄시기 방침을 결정하고,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데 유리하도록 평가 과정에 관여했다고 감사원은 봤다.

감사원은 "산업부가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결과가 나오기 전 폐쇄시기 방침을 결정한 것은 절차적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지적을 종합해보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핵심 근거 중 하나였던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물론, 조기폐쇄 시기 등의 결정에 있어서도 부당한 업무처리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감사원은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에 자체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지만, 조기폐쇄 결정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원칙'을 강조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여권 성향 감사위원들과 치열하게 맞서면서 애매한 타협을 이룬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내용상으로는 사실상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나타내면서도 겉으로는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번 감사 결과를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유보적인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월성 1호기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선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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