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웹툰, 성상품화 지적" 발끈…女 캐릭터 벌어진 입술이 다물어졌다
[사회] "웹툰, 성상품화 지적" 발끈…女 캐릭터 벌어진 입술이 다물어졌다
  • 황문권 기자
  • 승인 2020.10.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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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체인지 수정장면 (트위터 '웹미' 계정 갈무리) © 뉴스1

[미디어한국] 네이버웹툰 '체인지'(작가 장진원)가 여성 신체를 부각한 그림체로 여성혐오(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연출과 여성의 신체 일부를 과도하게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작가와 네이버웹툰 측은 이를 인지한 즉시 사과문을 게시하고 문제가 된 장면을 수정했다.

작가는 여성 캐릭터 신체 일부를 과도하게 연출한 부분을 옷으로 가리거나 신체 굴곡을 조정했다.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멘트로 논란이 된 장면은 멘트 수정과 함께 여성 캐릭터의 벌어진 입술이 다물어지기도 했다.

'복학왕'(작가 김희민)에서 '헬퍼2:킬베로스'(작가 신중석)로 이어진 웹툰 여혐논란과 함께 웹툰 검열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웹툰 소재가 아닌 그림체까지 검열하는 것이 맞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논란된 웹툰 '체인지'…왜?

웹툰 체인지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라인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남성 주인공이 모종의 사건으로 여성이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고있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끈 체인지는 해외에서 국내로 역수입된 특이 케이스다.

일부 누리꾼들은 체인지가 여성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한 것을 지적했다. 전체이용가인 점도 문제가 됐다. 웹툰 내 여혐 제보를 받는 트위터 계정 '웹미'는 "체인지가 여성의 몸매를 과도하게 부각하며 여성의 신체를 왜곡했고,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비판없이 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작가가 스토리 맥락상 불필요한 연출로 성관계를 떠오르게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문제가 된 장면은 여성 캐릭터의 눈과 입이 벌어진 상태로 "눈이 떠져버렷"이라는 멘트가 쓰인 부분이다. 웹미 측은 "성인물에서 자주 쓰이는 연출을 통해 의도적으로 성관계를 연상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 고정관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웹미 측은 "주인공이 남성일 때의 방의 모습은 운동기구로 가득 찼지만, 여성이 되자 핑크빛으로 가득차게 설정됐다"며 작가의 성 고정관념 문제를 꼬집었다.

웹미 측은 지난달 25일 "시대착오적 성별 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체인지를 네이버 추천완결작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다"며 "네이버 고객센터를 통해 체인지를 유해게시물로 신고하자"는 총공격을 제안했다.

계정은 "(해당 웹툰은)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앱) 내의 추천 완결작으로 선정되어 24시간마다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전체 연령가 작품으로 접근성이 높다"며 "미성년자의 왜곡된 고정관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네이버웹툰, 사과문과 함께 문제 장면 수정

체인지에 대한 독자 항의가 이어지자 장 작가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체인지는 2017년부터 2020년 7월까지 라인웹툰을 통해 연재된 작품으로 성전환을 소재로 다루면서 작품 속 여성 캐릭터를 세심하게 표현해야했지만 데뷔 작품에서 미숙한 표현으로 독자에게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며 "지적받은 부분을 유념해 앞으로 작품에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최근 과도하게 부각된 체인지 여성 캐릭터 표현 방식과 멘트 등을 수정했다.

네이버웹툰 측도 "글로벌에서 연재된 작품을 추천완결 코너로 제공하는 과정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해당 작품은) 완결작으로 연재가 진행중인 작품은 아니지만, 문제가 되는 장면에 대해 수정이 진행됐고 작가 역시 문제점을 인지하고 사과했다. 향후 작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웹툰 체인지 수정장면 (트위터 '웹미' 계정 갈무리) © 뉴스1

 

 

◇계속되는 웹툰 검열논란…"책임의식 필요"vs"작가 재량"

'복학왕'과 '헬퍼', '소녀재판'까지 여혐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체인지'의 그림체까지 문제까지 겹치면서 웹툰 검열논란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관련업계는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과 "작가의 개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으로 첨예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체인지의 경우 소재가 아닌 그림체에 대한 지적으로 웹툰 검열이 거세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웹툰이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글로벌하게 뻗어 나가고 있는 만큼 사회적 공분을 살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1차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K-웹툰이 수출효자로 등극하고 있는 가운데 뒷그늘을 사전에 바로잡아야 국가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웹툰이 대중적인 콘텐츠가 된 만큼 작가가 책임감을 가지고 성인지 감수성 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웹툰 산업의 콘텐츠 다양화와 발전을 위해선 창작자의 표현을 규제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만화 '풀하우스'의 원수연 작가는 기안84 논란 당시 "창작의 결과는 취사선택의 사항이지 강압적 제공이 아니다. 독자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며 스스로 혐오를 느끼며 비판할 권한 역시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비판과 자아 성찰 없이 문화는 발전 할 수 없다. 창작물에 모범을 강요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역설했다.

웹툰 '신과함께' 작가 주호민도 웹툰 검열 논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독자의 웹툰 검열) 상황이 심해지고 있다.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 예능도 마찬가지고 꽤 됐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통찰을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러다 보면 점점 기준이 높아진다"며 독자들의 높아지는 기준과 작가들의 좁아지는 표현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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