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 '코로나 2.5단계' 부은 발로 버티는 상인들…"개만도 못한 삶"(이게 나라냐? 가 현실로)
[코로나 경제] '코로나 2.5단계' 부은 발로 버티는 상인들…"개만도 못한 삶"(이게 나라냐? 가 현실로)
  • 황문권 기자
  • 승인 2020.09.0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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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텅텅 빈 서울 익선동. 2020.09.05 © 뉴스1

[미디어한국] 이제는 국민이 아닌 궁민(窮民)  으로 전락해 이게 나라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온 도시를 휘감은 가운데 길가 소상공인들의 발은 퉁퉁 붓다 못해 터지고 있었다.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바람으로 벼랑 끝에서 지푸라기를 잡고 있듯 버티는 모습이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이 다음주까지 연장된 가운데 5일 시내를 둘러본 서울 종로 일대의 카페, 옷가게, 노포, 편의점 등 작은 가게 점원들과 사장들은 쳐다보기 미안할 정도로 허덕였다.

그 중에도 종로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이봉씨(57·가명)는 거짓말처럼 24시간 동안 혼자서 가게를 4개월 동안 지켰다. 염색을 못해 내려온 흰머리는 미간의 깊은 주름 사이로 내려왔다.

김씨는 "처음에 24시간 하는 걸로 본사랑 계약을 해가지고 일년 연중무휴 문을 닫으면 안 돼서 내가 계속 나왔어"라고 말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진 2시간 거리라고 했다.

그는 "시간 나는 대로 서서 졸면서 하는 거야. 다리가 팅팅 부어서 미치겠어. 그런데 이달 월세 못 냈더니 자꾸 전화오고 아주 죽겠어"라고 말했다. 구겨진 약봉지를 펴서 보여주며 틈날 때 병원에 다녀오고 있지만 병마보다 빚이 더 무섭다고 했다.

김씨는 "지원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장사도 이 모양이라 개인회생 신청해도 힘들 것 같아. 여기 들어오려고 지난해에 권리금을 억을 줬는데 그 돈을 다 날린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을 '개만도 못한 삶'이라고 표현했다. 어디서 씻냐는 질문엔 작은 목소리로 걸레 빠는 개수대에서 머리를 감고 씻는다고 답했다. 얼굴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검었다.

 

 

텅텅 빈 익선동 거리. 2020.09.05 © 뉴스1

 

 

직장인들이 즐겨 찾던 오래된 골목인 종로3가역 아귀찜 거리엔 낮 12시 즈음 남성 한두 명만 보였다.

부모님 가게를 돕고 있는 박모씨(38)는 "우리가 종로에서 제일 잘 되는 집이었다"며 "집회 전에는 잠깐 매출이 올라왔고 광복절 전까지만 해도 80% 수준까지 회복했는데 이제 거리에 사람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점심 때인데도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박씨는 "동네 상권이랑 달라서 여기는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며 "2단계 때도 쉽진 않았는데 2.5단계 되고 너무 눈에 띄게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3단계를 지난 주에 했어야 했다"며 "다 손해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게 나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2.5단계를 그렇게 길게 하는 것에 대해 소상공인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며 "전국민 30만원 뿌리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임대료 같은 것을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상인 몇몇은 이번 2.5단계 연장에 왜 처음부터 3단계로 가지 않았냐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짧고 굵게 전염을 잡았어야 한다면서다.

그러면서도 3단계가 되면 완전히 경제가 마비돼 지금 오는 20~30대 손님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두려워하기도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였다.

통돼지집 사장인 박모씨(64·여)는 "3단계가 되면 올스톱이 될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해서 확진자도 조금 줄었으니까 조금만 더 참으면…"이라고 울먹였다. 박씨는 그래도 자신은 건물주라며 다른 집들은 500만~600만원씩 월 임대료를 내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오후 9시 이후 식당 안에서의 취식이 금지되며 저녁 장사를 주로 하는 가게들은 더 힘들어했다.

 

 

 

 

서울 종로구 인근 전봇대. © 뉴스1

 

 

박씨는 "오후 9시에 문 닫으면 장사를 하다가 마는 거야. 오후 6시30분부터 손님들이 오는데 2시간30분동안 장사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근처 칼국수집 사장 조모씨(66·여)는 "코로나 이후 3000만원이 마이너스긴 한데 그래도 우리는 손님층이 두꺼워서 나은 편"이라며 "앞에 저녁장사 하는 집들이 정말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익선동에서 30곳 넘는 가게를 둘러봤지만 손님은 없었다. 커플 세 팀 정도만 괴괴해진 거리를 돌아다닐 뿐이었다.

같은 시각 낙원동 인근 개인 카페에선 젊은 커플이 마스크를 내리고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턱스크'를 낀 노인 5명은 공원에 모여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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