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칼럼] 김여정의 한 마디에 폭파돼버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면서
[섬진강칼럼] 김여정의 한 마디에 폭파돼버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면서
  • 박혜범 논설위원
  • 승인 2020.06.18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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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한국] 누가 누구를 잘못 길들인 것일까?
누가 누구에게 잘못 길들여진 것일까?

작금 강대 강으로 한바탕 해볼 테면 해보자는 식으로, 기세와 기세로 맞서고 있는 남과 북의 상황을 보면서, 누가 누구를 잘못 길들이고 잘못 길들여졌는지를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저자세로 임하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바라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처음부터 대화를 간청하고 있는 남한의 문재인 정권을 만만한 호구로 보았다가, 막상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도 못하고 쌍코피만 나고 있는 꼴이니, 스스로 생각해도 화딱지가 날만큼, 남한의 문재인 정권을 잘못 길들인 것이 맞고.......

남한 문재인 정권의 관점에서 보면, 지난 3년 동안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하면서, 마치 황제의 명을 받들고 여왕의 하명을 모시는 듯,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에게 할 수 있는 겸손을 다하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타박의 조롱과 생떼의 행패뿐이니, 북한 김정은 정권을 잘못 길들인 것이 분명한데........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남한의 문재인 정권 둘 가운데, 상대를 잘못 길들인 것은 누구이고, 상대에게 잘못 길들여진 것은 누구라고 생각을 할까?

저마다 생각하고 믿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다르겠지만, 촌부가 내리는 결론은 상대를 잘못 길들인 것도 남한의 문재인 정권이고, 상대에게 잘못 길들여진 것도 문재인 정권이다.

한마디로 스스로 자청하여,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호구가 돼버린 것이, 남한의 문재인 정권이고, 김여정이 던지는 말 폭탄의 조롱거리가 돼버린 오늘의 사태는, 문재인 정권이 자초한 자업자득이라는 말이다.

끝으로 조금 전 켜놓은 TV뉴스 자막으로 뜨는 속보를 보면, 김여정이 말 폭탄으로 던지는 하명이, 혹여 땅에 떨어져 흙이라도 묻을까싶어, 날름 잽싸게 받들어 모시던, 간도 없고 쓸개도 없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노력과는 달리 급박하게 충돌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표를 던졌다 하는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이제라도 국가의 체면과 국민의 자존심을 위해서 참 다행한 일이다.

부연하면 촌부의 말인즉슨, 한마디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약 1년 2개월 동안 가장 잘한 일이 이번 장관직 사표라는 것이다.

바라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통일부 장관직을 어떤 인물에게 맡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번만큼은 이른바 상대에게 알아서 기면서, 스스로 길들여지는 나약한 사람이 아닌, 남과 북 사이에 실타래처럼 엉킨 당면한 난제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훤히 알고, 상대의 속셈을 꿰뚫어 보면서, 상대를 길들이는 능력이 있는, 통일에 관한 전문적인 경륜과 지식이 있고 정치적 강단이 있는 인물을 임명하여, 이번 기회에 잘못 어그러져버린 남북의 통일론을 바로잡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면 참 좋겠는데.......

북한 군부에 의해 폭파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면서, 탈북 단체와 탈북 의원들을 탓하고, 대포를 쏘아 직접 폭파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둥, 정치적 실세들이라는 사람들이 던지고 있는, 국민의 감정과 상식을 벗어나는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당연시 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오래전부터 길들여진 생각과 습관들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여전이 암담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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