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靑 '강대강' 전환에 당분간 대치 불가피…출구는 남북정상회담
[종합] 靑 '강대강' 전환에 당분간 대치 불가피…출구는 남북정상회담
  • 고정화 기자
  • 승인 2020.06.18 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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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삼지연초대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마친 후 산책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미디어한국]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랍니다."(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담화에 청와대가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한반도에 한층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연쇄적인 북한의 대남 비난에도 입장을 자제하면서 무력도발 위협에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대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직접 나섰다.

청와대마저 인내의 끝에 다다른 듯한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당분간 남북간 직접 대결 구도가 격화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전날(17일) 오전 춘추관 연단에서 '6·17 발표 북측 담화 관련 청와대 발표문'을 냈다. 전날 오전 열린 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에서 논의한 대응 방안이었으나 이는 '청와대의 입장'으로 발표됐다.

윤 수석은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며 "북측의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최고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인내'(忍耐)가 아닌 '감내'(堪耐)라는 단어에서 그동안 청와대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참고, 견뎌내는 것에서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다.

청와대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북측의 '예의없는' 태도가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북측이 신성시하면서 제일 중심핵인 최고존엄'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를 방치한 '남조선 당국자'인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지적했던 김여정 부부장은 17일 담화에서는 공격 화살을 문 대통령으로 돌렸다.

'최고존엄'이 모독당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백두혈통'이자 당국자인 김여정 부부장이 상대편의 국가 원수에 대해 무례한 어조의 '모독'으로 되갚음을 한 꼴이다.

특히 장문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사용한 넥타이와 4·27 판문점선언 당시의 연단 등 성의를 조롱에 가깝게 폄훼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민족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볼래야 볼수가 없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측의 대북특사 제의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며 북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하겠다는 메시지였다면서 북측은 이를 즉각 거절했다는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이는 상대국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신뢰'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바로서기를 바란다면 더욱 그렇다.

청와대가 기존의 입장을 선회해 강경대응을 예고한 만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현재 수위로 지속된다면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거론됐던 '대북특사' 카드를 북한이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남은 상황은 전격적인 정상회담으로 꼽힌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실무단위에서의 논의가 필요한데, 북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북한의 도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이 나서는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하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지 못한 먼 나라의 오래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미군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한반도 문제에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다만 2017년 북한의 핵실험 도발이 이어지는 난국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던 경험이 있다. 현재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점도 충분히 고려할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전 통일부 장관 등 원로들과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묘수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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