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詩까지 동원한 진중권 vs 靑출신 확전…누군가 '의문의 1승'(종합)
[정치] 詩까지 동원한 진중권 vs 靑출신 확전…누군가 '의문의 1승'(종합)
  • 고정화 기자
  • 승인 2020.06.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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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0일 국민의당 '온 국민 공부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의전 대통령 느낌이 난다"는 내용의 강연을 해 전현 청와대 참모들이 "거짓말"이라며 발끈하게 만들었다. 


[미디어한국]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라는 발언을 놓고 벌어진 진 전 교수와 전현 청와대 인사들간의 논쟁이 진 전 교수가 '의문의 1승'(의도치 않은 승리)을 거둔 듯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청와대 참모출신들이 '대통령 연설문에는 문 대통령의 뜻이 온전히 담겨있다'며 격분하자 진 전 교수가 '비유 뒤에 담겨있는 뜻도 못 읽는냐'며 받아친 때문이다.

결국 '진 전 교수 관심끌기(어그로)에 말린 듯 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여권 정당대표(더불어시민당)에서 자연인(교수)으로 돌아간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청와대 출신들이 반응해 주었으니 그는 성공한 듯하다"며 씁쓸해 했다.

◇ 전반…진중권 "文, 남이 써준 연설문 읽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 느낌"

논쟁은 진중권 전 교수가 시동을 걸었다.

그는 지난 10일 국민의당의 '온(On) 국민 공부방' 첫 강연자로 나와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달은 혼자 빛을 내지 못한다"며 "약간 의전 대통령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윤미향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걸 봤는데 읽은 게 없다"며 "그다지 대통령 비판을 잘 안 하지만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대통령은 참모들에 의해 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이런 느낌이 굉장히 강하다"고 했다.

◇ 후반…靑출신 "문 대통령이 직접· 陳의 명백한 거짓말, 뇌피셜" vs 陳 "文, 참모 잘못 둔 듯"

'문 대통령은 의전 대통령'이라는 진 전 교수의 말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어디서 누구에게 확인해서 저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명백한 거짓이다"면서 연설문이 문 대통령 생각 그대로임을 강조했다. 또 "두세 꼭지를 올렸는데 한 꼭지만 채택되고, 다른 한 꼭지는 당신이 직접 채택한 이슈를 연필로 적어 보낸 적도 있다. 이를 증언해줄 이는 차고 넘친다"며 "청와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야 말을 못 하겠지만 국회에 가 있는 이들 중에도 이를 지켜본 이들은 꽤 있다"고 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도 "문 대통령이 남이 써 준 것 읽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체 진중권씨는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인가"고 공격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의 자유입니다만 그걸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 된다"며 "남을 비판하고 평가할 때 꼭 참고하십시오. 저는 직접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원고를 고치는 모습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진 전 교수도 물러서지 않고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다"며 "친구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하다)"고 청와대 참모출신들을 아프게 때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3월 22일 염한웅 포스텍 교수(왼쪽),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인재로 영입했음을 알리고 있다. © News1

 

 


◇ 연장…陳 "허접한 기술을 선수에게 걸다니" vs 윤영찬 "아차 말려 든 듯"


진 전 교수는 11일에도 "지나가면서 한 얘기. 그냥 흘려들으면 될 것을. 전직 청와대 참모가 셋이나 덤벼드네"라며 한방 더 먹였다. 그러면서 "인증샷까지 올려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청한 문빠들에나 통할 허접한 기술을, 선수에게 걸고 들어오면 곤란하다"고 애초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비꼬았다.

이에 윤영찬 의원은 "진중권씨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하다"며 괜히 자신이 문 대통령이 원고를 수정하는 사진을 공개해, 진 전 교수의 어그로(관심 끌기)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고 장탄식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누를 끼쳤다며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 2차 연장…신동호 연설비서관 "꽃(진보가치)을 피워야 할 당신이" vs 陳 "똥(진보비리)을 치우니"

보다 못한 듯 문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인 신동호 연설비서관도 11일 참전했다.

신 비서관은 기형도 시인의 시 '빈집'을 빌어 '빈 꽃밭'이라는 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었다.

신 비서관은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며 진 전 교수를 아이로, 진보와 진보가 추구해야할 가치를 꽃으로 표현했다.

이어 기형도 시인의 '빈 집'의 첫 구절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를 "꽃을 잃고, 나는 운다"로 바꾼 뒤 "꽃을 피워야할 당신이 꽃을 꺾고 나는 운다, 헛된 공부여 잘 가거라"라고 진 전 교수를 비판했다.

이에 진 전 교수도 "옛날엔 정치투쟁에도 포에지(시적 낭만, 정취)가 있었다. 이방원과 정몽주의 대결(처럼)이라며 우리 정치에도 아직 낭만이 살아 있네요"며 "저도 예의상 답시를 써 드려야겠죠"라고 대응을 시작했다.

진 전 교수는 시 제목이 '빈 똥밭'이라며 이는 "신동호의 빈 꽃밥'을 기린다"는 의미라고 했다.

평소 586진보세력이 진보가치를 잃고 특권층으로 전락, 비리에 둔감해 졌다고 비판을 가했던 진 전 교수는 '진보비리'를 똥으로 표현 "같이 쌀 줄 알았던 아이(진중권)가 똥을 치우니 그(신동호)가 운다, 몹쓸 공부는 잘 가라며~"라고 답시를 써 보냈다.

 

 

 

 

2018년 6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 때 신동호 연설비서관(오른쪽)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청와대 페이스북) 

 

 


◇ 陳 "왜 단체로, 그런다고 달이 태양보다 밝아지나" vs 우희종 "陳 성공한 듯, 靑출신 반응했으니"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과 논쟁을 펼친 진 전 교수는 "흘린 얘기에 전직 참모 셋에 현직까지 단체로 난리를 친다"며 "이는 이 나라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엄, 타부가 있다는 말이다"고 주장했다.

"그런다고 달이 태양보다 밝아지나요"라고 한번 더 비튼 진 전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가 심하게 비판했어도 추석날 나한테 선물 보내 줍디다. 그게 정권의 격조이고, 그게 대통령의 품격이다"라는 말로 의문의 1승 주인공이 누군지 알렸다.

우희종 교수도 "스스로를 높이려 문대통령까지 거론하는, (진중권 전 교수의) 뇌피셜인 줄은 이미 알고 있었다"며 "허나 그는 성공한 듯하다. 청와대 출신들이 반응해 주었으니"라고 더 이상 진 전 교수 말에 대꾸하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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