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일가족 사인은 '목 동맥 손상'…마지막 순간 딸 '방어' 흔적
의정부 일가족 사인은 '목 동맥 손상'…마지막 순간 딸 '방어' 흔적
  • 장현기 기자
  • 승인 2019.05.21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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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아파트를 경찰이 출입통제하고 있다. © 뉴스1


[미디어한국 장현기 기자] 의정부 일가족 3명의 죽음을 둘러싼 당시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께 가장 A씨(51)와 아내 B씨(48), 딸 C양(18)이 의정부시 한 아파트 자택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 경찰의 1차 부검소견에 따르면 가장 A씨(51)의 시신에서 주저흔(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 딸의 시신에서 방어흔(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생긴 상처)이 발견됐다. 아내 B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나 방어흔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숨진 3명 모두 목의 동맥 손상이 결정적 사인이라고 보고 있다. A씨와 B씨는 목에 절창(베인 상처)과 자창(찔린 상처)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절창과 자창은 찔러서 한번에 생길 수도 있다. 상처의 훼손 정도가 깊어서 건장한 남성이 찔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C양은 목의 자창이 결정적 사인이지만, 가슴과 손에도 흉기에 찔리고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가슴과 손의 상처는 누군가 자신을 찌르는 걸 방어하다가 생긴 상처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장에는 흉기 3점이 발견됐다. 경찰은 3명 모두 합의 하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부부의 경우 각각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아내 B씨 시신의 훼손 정도를 봤을 때 본인이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평소 목공일을 했던 A씨는 건장한 체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벌어진 딸의 방 안은 비교적 정돈돼 있어서 몸싸움이 일어난 흔적은 없는 것으로 감식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힘이 쎈 A씨가 모녀를 제압한 뒤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31평대인 이 아파트에서 사건이 벌어진 딸의 방과 아들 D군(15)이 곤히 자고 있던 방은 10m가량 물리적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늦잠을 잔 아들 D군은 뒤늦게 사건을 목격하고는 119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이 자살한 것 같아요. 빨리 집으로 와주세요'라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안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으며 아들의 손에도 상처나 범행 관련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

D군은 '과제를 하느라 새벽 늦은 시간에 잠들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깊이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가족들이 모두 숨져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D군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전날 부부와 딸은 거주중인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상의하면서 신세한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이들의 채무 문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또 숨진 가족이 제2금융권에 진 대출 등 억대 채무 문제로 힘겨워했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A씨는 7년 전부터 포천시에서 목공예 관련 일을 해왔는데 최근 1년새 불경기 여파로 거래처와의 수금 문제가 발생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부인 B씨는 시내 점포에서 종업원 등으로 경제활동을 했으나 억대에 이르는 채무 때문에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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