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러시아 [붉은 광장]
시로 본 세계, 러시아 [붉은 광장]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6.18 0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붉은 광장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러시아에서, 가장 서 보고 싶었던 곳

소련을 보고자, 공산당을 만나고자

단일 이념으로 붉게 채색 되었겠지, 육신도, 정신도

그런데 그곳에 들어섰을 때

정작 붉어지는 것은 우리의 눈이고, 발이다.

잘못 인식된 기억들이

회로를 발기발기 끊어버리고

툭툭 튀어나오는 새로운 열림의 장

러시아어의 아름다운 광장이 잘못 번역되어

붉은 광장이 되었을 뿐

그곳에 붉은 소련도 없고, 붉은 공산당도 없다.

레닌의 묘, 건물 하나가

붉은 단장으로 광장 끝에 서 있을 뿐

바실리아 성당, 클레믈린성

굼 백화점, 구원의 성 교회가

거대한 직사각형의 광장을 에워싸며

세련된 빛으로, 혼돈의 역사를 지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