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러시아 [성 바실리아 성당 ]
시로 본 세계, 러시아 [성 바실리아 성당 ]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6.16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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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실리아 성당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정지된 예술이다. 혼의 꽃이다.

이백여 년 동안, 러시아를 점령하던

몽골의 칸을 항복시킨

전승의 넋이 거대한 꽃송이로 피어올라

붉은 광장에 앉았으니

인간에 대하여, 오감에 대하여

마비시키는 괴력이다.

양파 모양의 꽃지붕들

사방 어느 곳에서 보아도 동일한 모습으로

시공을 초월한 환상의 분무

이 건물을 탄생시킨

이탈리아의 두 건축가를, 더 이상 이와 같은

성당을 짓지 못하도록 눈을 뽑아버렸으니

환생한 두 눈들이, 지금껏

예술의 지존으로 저 첨탑 위에 서린 걸까

이반 대제가 두 생명과 바꿀 만큼

눈과, 가슴과, 두뇌가

저 속에 녹아들었으니, 러시아 역사의 자존일까

전흔의 고리를 끊으려는 저 아픈 꽃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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