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교회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빛나는 첨탑이 있어
그곳으로 이미 길은 열려 있었고
십자가, 그 선명한
교회의 존재에 대하여
저토록 당당함에 대하여
나는 신기하여서, 묻고 또 묻고
공산당 때에는
사원과 교회 모두 불 질렀고
사회주의 이전에는 거의가 정교회였는데
지금은 사원과 교회가 공존한다고
누가 이 사회를, 이 국가를
닫힌 영토라 하겠는가
어쩌면 일찍이 열려 있었는데
세상이 높은 장벽을 씌워놓은 것은 아니었는지
착각이 들만큼 고운 빛이 흐르는 것을
저 화사한 창공의 소통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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