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백야기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밤 열시가 넘었는데도
팔월의 러시아는 밤이 오지 않는다.
더 북쪽으로 가면
전혀 밤이 없는
푸른 빛 소슬한 백야기를 만난다는데
모스크바에서 느끼는 체감만으로도
러시아의 백야기는 충분하다.
하얗다가, 하얗다가 시리도록 푸른 밤
밤인가 하면 아침이고
새벽 네시면 해가 돌아오고, 아니 그 이전부터
이미 빛은 이곳으로 내려오고 있으니
러시아를 사모하다가, 길을 잃었다면
태양이여, 그건 행복이다.
이 밤, 잠들지 못하는 그리움이야
어디 너뿐이랴
하늘도, 땅도, 사람도 다 보석빛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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