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작가들의 거리
마차만이 다니던 길이, 지금은 자동차를 거부하고
오직 사람만을 허락하는 공간이다.
한국에서 왔다 하니
거리의 여인은 겨울연가를 먼저 들춘다.
가만히 있어도
뜨거운 낭만에 젖어
자신의 사랑하는 예술 장르에 빠진다.
나는 시심에 젖어 걷다가
푸쉬킨을 만났다.
그의 동상과 신혼 살림집이 빛나고 있는데
시인은 간 곳 없고
객들만 무성하다.
혹자는 이 거리에서 물건을 사고, 감상하고
사람의 향기가 난다.
세상의 옷을 벗고
따스한 본성에서 공유하는 오르가즘
러시아의 대문호를 탄생시킨 것도
이 거리의 유산이 아닐까, 어둠이 타는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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