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러시아 [모스크바 종합대학 교정에서]
시로 본 세계, 러시아 [모스크바 종합대학 교정에서]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6.05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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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종합대학 교정에서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지금 이 순간, 누가 날더러

이곳에서 한 가지만

떼어가라 허락한다면

어느 한 귀퉁이 땅 한 자락, 한 뼘이라도

내가 이곳에서

가장 눈 시리게 바라본 것은

독수리가 광폭의 날개를 쳐도

흔적도 없이 아우를 장엄한 숲 물결과

천둥 호령이 떨어져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을 거대한 품자락

로모노소프, 이 학교를 탄생시킨 교수가

아무리 위대한 동상으로 바라보아도

훌륭한 교수에, 훌륭한 인재가 많다는 말도

러시아 최고의 학부라 해도

그러한 것들은 내게 있어 눈먼 이야기고

할 수만 있다면

크고 우람한 대륙의 살점을 떼어다가

내 조국의 숨 가쁜 대학교정에 붙여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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