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퇴근길 ‘음주 역주행 벤츠’에 숨진 가장…가해자 “기억안나”
새벽 퇴근길 ‘음주 역주행 벤츠’에 숨진 가장…가해자 “기억안나”
  • 최봉문 기자
  • 승인 2018.05.31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지난 30일 새벽 영동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해 택시를 들이받아 30대 가장이 숨지는 사고에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당시 사고를 낸 20대 운전자가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해 음주운전자의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30일 0시36분쯤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양지터널 안 4차로 도로 2차로에서 벤츠를 몰던 노모(27)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조모(54)씨의 택시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노씨는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상태였다.

사고 직전 만취 운전을 한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와 많은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비오는 길이라 2차선 정속 주행중 역주행 차량을 만났다”며 “사고가 날거라는 생각해 112에 신고했고 손 떨려 바로 다음 휴게소에 들어가 한 숨자고 아침에 부산 도착했다”고 썼다.

이어“전날 첫째 100일이라 양가 어르신 모시고 식사하고 내려가던 차라 차에 어머님과 아내, 100일 된 아들이 타고 있었다”고 한 네티즌은 “새벽에 글을 올렸는데 아침에 보니 리플에 사고 기사가 있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 사고로 택시 뒷좌석에 탄 승객 김모(38)씨가 숨졌다. 택시 운전자인 조씨도 가슴과 팔 골절, 장 부위 파열 등의 부상으로 위중한 상태다. 숨진 김씨는 경기도에 위치한 대기업 회사원으로 늦은 밤 택시를 타고 퇴근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남 지역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내와 9살, 5살짜리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맞벌이를 하던 이들은 주말 부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낸 노씨는 전날인 29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수원시 영통구에서 음주운전을 시작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노씨는 이번 사고로 골반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노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 기억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