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레닌 언덕
-러시아 문학기행
김윤자
때로는 무서운 사자도 드러누워
갈기 한 줌 세워놓고
에헴, 하기도 하지
레닌 산, 레닌 언덕
겨우 구십일 미터의 깃을 세워놓고
산이라 한다니
내 조국의 만발한 산이 들으면 웃을 일이다.
뚝 끊어진 절벽이
도시와 선을 그어놓고, 숲으로 에워싸여
세상 모르는 참새들
천국이라고 모여드니, 참새 언덕으로 부르기도
참새처럼 보랏빛 걸음으로
모스크바 강줄기를 부여잡고
하얀 모스크바 시가지 위를 날며
용감한 비상을 꿈꾸는 사람들
일어서는 소리, 자라는 소리
장벽을 넘어 들어온 대륙
밟고 보니 애련한 땅, 순하디순한 평지더라
이제사 언덕 하나 일어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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