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피온 분수대
-덴마크 문학기행
김윤자
무언가, 피 서린 울분을 토하려는 듯
분수가 울먹이고 있다.
가파르게 언덕을 타고 오르며
그 끝에서 만난
황소 네 마리와 여신상
힘차게 소를 몰고 가는, 저 푸른 힘
일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덴마크 선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항구가 보이는 높은 영토
아마리엔보 궁전 곁에
광활한 분수대와 북유럽 신화의 역동적인
한 장면을 조각해 놓은
그 위용이 대단하여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서
예술가의 손에 의해 탄생된
범상치 않은, 사위를 돌며
역경을 몰아내는 꼿꼿한 덴마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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