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23년만에 또 법정 선다…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전두환, 23년만에 또 법정 선다…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 박찬정 기자
  • 승인 2018.05.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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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선다. 5.18 민주화 운동 왜곡 논란을 야기한 ‘전두환 회고록’ 내용을 조사해온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으로 기소한 것.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 이정현)는 3일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 신부는 생전에 5·18 당시인 1980년 5월 21일 광주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전두환 회고록’에서 1980년 5월21일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 신부의 증언을 두고 “가짜 사진까지 가져왔다.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명예훼손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검찰의 통보를 두 차례 받고도 “사실에 근거해 회고록을 썼다”는 진술서만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5·18 관련 수사·재판 기록, 주한미국대사관 비밀전문, 참고인 진술 등 방대한 자료들을 조사해 전씨의 회고록 내용이 허위이며 조 신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이 이번에 확인한 미국대사관 비밀전문에는 시민을 향해 헬기사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로 헬기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기록돼있다.

지난 2월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도 지난 2월 5·18 당시 육군의 공격용 헬기가 시민을 향해 사격을 했고 공군 군용기도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 대기했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따라서 검찰은 전씨가 당시 광주의 진압 상황을 보고받았고, 헬기 사격을 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전씨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있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점을 고려해 추가로 소환하지 않고 바로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씨가 법정에 다시 서는 것은 지난 1995년 12·12 군사반란, 5·18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 23년 만이다. 이번 재판은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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