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페리호, 버스를 태우고 ]
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페리호, 버스를 태우고 ]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3.20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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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호, 버스를 태우고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바다를 건넌다 하여

내가 배를 타는 것이 아니다.

나비 같은 하얀 배

페리호가, 가슴팍 다 비워 들어오면

버스가 들어간다.

땅과 땅을 벌려놓은

피요르드 바다가 많아, 바다는

그렇게 사람을 이동시킨다.

물 위 신작로, 바다가 낳은 길

페리호 몸통을 빌어

달려가는 것은 배가 아니라 버스다.

배에서 내린다 하여

내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

버스가 내리고, 나는 버스의 몸속에 있다.

배 안에 있어도

나는 버스 안에 있는 거다.

수없이 타고, 건너던 배와 버스

기묘한 만남, 기막힌 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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