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스달 계곡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산이, 산이 아니다.
깎아지른 머리팍 하늘을 이고
생명도 키우지 못하는
거대한 아픔을
날카로운 능선으로 토해내고
허리쯤 차오르는
푸른 생명이야, 철없는 아가
바위로 말하자 한다.
목숨을 내려놓고 영혼으로 마주 하잔다.
산봉우리마다 앉은 트롤
노르웨이의 요정들이
뭉툭하게, 더러는 사납게 호령하며
계곡을 다스린다.
비경이라 하면
달아날 것 같은 산, 여기서
그것은 깃털에 불과한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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