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의 벽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처음엔 하늘에 걸친
구름이겠지, 곧 물러가겠지
그런데 점점 자라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몹쓸 괴물이구나, 겁 없이 자란
못 생긴 사내
가슴에서 그런 해석이 내릴 때
그 흉측한 바위산이
밤말을 듣는 쥐라고, 낮말을 듣는 새라고
호랑이가 온다가, 트롤이 온다라고
깊은 동굴에서 살다가 바위로 굳어진
요정, 트롤
뭉쳐서 병풍 같은 벽을 쳐놓고
이것도 애국이란다.
노르웨이를 조각한 늙은 할배
눈, 코, 귀 우스꽝스러워도
언어를 흡수하고, 세상을 읽고
생존의 기둥이다.
고독과 두려움과 먼 나라의 괴리를 지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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