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톡]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BOOK 톡]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 손수영 기자
  • 승인 2018.03.13 2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손영옥 저 l 자음과 모음

미술품 구매 대중화를 목적으로 ‘평범한 월급쟁이가 감상과 투자를 겸해 미술품을 사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고, 어디에서 구입해야 하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책이다. '국민일보' 미술 담당 기자인 저자 손영옥은 기존의 미술품 구매 가이드북이 독자의 ‘주머니 사정’에 대한 고려가 없음을 지적하며, 빠듯한 월급 탓에 외투를 더 장만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직장인을 위한 미술품 구매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이를 위해 다양한 미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했으며, 꼭 알아야 할 화랑·경매장·아트페어 정보는 물론 미술품 가격 상승의 요인까지 분석해 수록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미술품 감상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투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생애 첫 번째 미술품 컬렉션’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엄마, 나 저 그림 살래. 맡겨둔 세뱃돈 12만 원 주세요.”

초등학교 4학년 혜인이는 개막 전날에 엄마와 구경하러 왔다가 그렇게 첫 손님이 됐다. 혜인이의 경우는 컬렉터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결단력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타산적인 생각이 아니라 정말 마음이 가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순수한 열망과 용기, 그게 컬렉터의 첫걸음 아닐까. _지갑을 여는 용기(79쪽) 중에서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미술대학을 졸업한 개인전 2~3회 경력의 참신한 작가의 전시를 열고, 언론에 홍보를 하며 키워주는 화랑은 어디일까. 해외 아트페어에까지 작품을 팔아주는 화랑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미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초보 컬렉터라면 그런 작가를 주로 취급하는 화랑이나 미술관의 안목을 빌리는 게 중요하다. 신혼 때 어느 지역에서 전세를 시작하는지가 부동산 재테크의 출발이라는 말처럼, 마찬가지로 좋은 화랑과 관계를 트는 것이야말로 컬렉터로서의 성공을 가름할 출발이다.필자는 이 책을 쓰면서 송은 아트스페이스, OCI미술관, 금호미술관 같은 비영리미술관에서 후원하는 신진 작가의 전시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화랑 중에서는 북촌의 원앤제이갤러리, 청담동의 갤러리EM(엠), 서촌의 갤러리룩스 등이 젊은 작가 발굴과 육성에 관심을 쏟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_월급쟁이는 작품 사러 어디로 갈까(114~115쪽) 중에서

"대중적인 축제이자 전문가를 위한 미술제전이라는 비엔날레의 이중적 성격은 초보 컬렉터에게 엄청난 장점이다. 축제처럼 즐겨도 좋지만 구매의 관점에서 둘러봐도 좋다는 이야기다. 비엔날레야말로 미술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좀 실용적으로 표현하면 10년 후 돈이 될 젊은 작가를 발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비엔날레는 국제 공모를 거쳐 선정된 예술감독이 메가폰을 쥐고 엄선한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기에 이들 감독의 안목을 빌릴 수 있다."

_호기심 많은 초보 컬렉터, 비엔날레에 가라(165~166쪽) 중에서

작품의 가격은 이처럼 재료비와 작품 제작에 들인 기간 등 물리적 요인에 작가의 명성에 대한 가격이 더해진 것이다. 작가적 명성은 다른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주로 창작성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중요하다. 권오상 작가의 예에서 보듯이, A급 갤러리나 주요 공사립미술관에서의 전시 및 작품 소장 여부가 작품 가격이 올라가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작품 가격이야 상업 갤러리에서 매기지만, 상업성보다는 미술사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술관 전시 및 소장 여부는 작품을 거래하는 화랑과 경매사 등에서 크게 참고하는 만큼, 작품 가격이 업그레이드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_미술품 가격 상승의 조건(219쪽) 중에서

화랑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어떤 유형일까. 어떤 화랑 대표는 성실성을 따진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일정한 작품 물량이 나와줘야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화랑 대표들에게 전속 작가를 고를 때 뭘 보는지를 물어봤다.

“작가 품성을 봅니다. 타고난 예술가다, 이 길밖에 모르는구나, 하는 느낌이 있는 작가를 고르지요.” (학고재갤러리 우찬규 대표)

“예술성 못지않게 인간성을 봅니다. 작가와 화랑의 관계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서로 믿고 지원하는 것인데, 신의를 지키지 못하면 안 되지요.”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

“저는 진정성을 봅니다. 진정성이 있으면 성실성은 그냥 따라와요. 성실한데 진정성이 없는 작가도 있거든요. 열심히 하는데 뭘 하는지 모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원앤제이갤러리 박원재 대표)

_화랑이 작가를 선택하는 포인트(267쪽) 중에서 ---본문 중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