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비겔란 조각공원]
시로 본 세계, 노르웨이 [비겔란 조각공원]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3.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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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겔란 조각공원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팔월의 태양은 밤 열시에나 떠난다고

새벽 네시 반이면 다시 온다고

잠 못 이룬 새들의 눈이 빨갛다는 도시 오슬로

석식 후 가벼운 산책을 하자고

한국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건물을 지나

시가지를 가로지른 끝점에서 만난 공원

그런데, 그곳에서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을 만나고

그가 조각하여 전시한

사랑, 교육, 늙음, 질병, 죽음을 만나고

삼 킬로미터의 언덕진 길을 따라 오르며

삶의 능선을 조명해 보고

점점 높아지는 생의 마지막 고지에서

땅거미 짙은 황혼을 맞을 때

모나리텐, 화강암 거대한 돌기둥에

수많은 남녀가 엉켜 올라가는 적나라한 본성

명예, 권력, 부를 움켜쥐려는

돌아서야지 하면, 등줄기에 내리는 시린 빛

그 밤, 위대한 길목을 서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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