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과의 대화 적절한 조건에서만 할 것”
트럼프 “北과의 대화 적절한 조건에서만 할 것”
  • 박찬정 기자
  • 승인 2018.02.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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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NN 뉴스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적절한 조건에서만 대화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우리도 대화를 원하지만, (미국은) 적절한 조건에서만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겠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한 데 따른 첫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적절한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먼저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방안을 내보여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미북 대화에 앞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 재무부는 앞서 23일 북한과 관련된 무역·해운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 등 총 56개 단체·개인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의 제재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제재 발표와 함께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로 가야할 것”이라며 “제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불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H.W. 부시·빌 클린턴·조지 W.부시·버락 오바마 정권을 일일이 거명하며 대북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과거 정권과 차별화된 최대한의 압박 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시키면서 비핵화 전제 없는 대화는 실패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 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면서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느냐? 아무 일도 없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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