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핀란드 [발트해의 일출]
시로 본 세계, 핀란드 [발트해의 일출]
  • 김윤자 기자
  • 승인 2018.02.20 1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트해의 일출

김윤자

어머니가 나를 낳으실 때도

하늘은 저렇게 붉었으리라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가 저리 힘겨워서

바다는 오랜 산통이다.

정직한 고통과 정직한 노력으로

출산시켜야 한다는 진리의 깃발이다.

헬싱키에서 발트해를 달려

스톡홀름으로 가는 유람선, 실야라인

십이 층 갑판을 새벽 두 시부터 오르내리며

나, 또한 진한 산통으로 해를 기다린다.

위대한 탄생이다.

새벽 다섯 시, 짠물을 깨고 나오는 태양

백지의 포대기에 담아도

이미 하늘은 축복의 연주로 보석 융단이다.

나의 어머니가 나를

우주에 점 하나로 놓으실 때도

하늘은 저렇게 찬란하였으리라

생의 여정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

숨 쉬는 내가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