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의 일몰
-북유럽 문학기행
김윤자
백야에 싸이는 교교한 바다
선상에서 만난 일몰은
진정한 고독이며, 고혹의 평화다.
평범한 아름다움이라 하면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누가 너를 죽음이라 하겠는가
하늘을 쪼개고, 바다를 가르는
찬란한 부할
무원의 고지에서 마음껏 자란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로, 옷깃 사이로
바다의 방랑아처럼 뒹굴어 들어와도
그 마저도 행복하여서
보듬지 않으면 안 되는 이 환희
낡은 상념이 스러지는
지금까지 소중했던 것들에 대하여
다시 곱게 물들이는
저 깊은 감성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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