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이반검열. 국가의 폭력 토로...성소수자뿐 아닌 누구도 사회적 기준 벗어나면 ‘이반’ 될 수 있어
2017 이반검열. 국가의 폭력 토로...성소수자뿐 아닌 누구도 사회적 기준 벗어나면 ‘이반’ 될 수 있어
  • 황문권 기자
  • 승인 2017.03.29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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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공연장면


[미디어한국/// 황문권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의 첫 작품으로 (구성/연출 이연주, 전화벨이 울린다.)을 오는 4월 6일(목)부터 16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려진다.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에서 초연됐던 은 청소년 성소수자와 세월호 유가족 문제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연출로 호평을 받은바 있다. 남산예술센터는 지난해부터 주제기획전을 통해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변주와 확장이 가능한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을 모색했으며, 올해는 뿐만 아니라 ‘혜화동1번지’의 (공동창작/연출 전윤환)를 공동제작한다.

이반검열은 2000년대 중반에 학교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를 가려내고자 학생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제재를 가했던 현상을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 말하는 이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소수자를 칭하는 단어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정해진 기준에서 벗어난 모든 이들을 포함한다.

이연주 연출가는 법, 제도 등 공적 장치로 기준에 어긋난 이들을 감시, 통제하는 국가의 검열 과정을 확인하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목소리와 존재 자체를 지우는 방식이 국가가 사회적 소수자에게 가하는 폭력이라고 해석했다. 불의에 맞서야할 혐오는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전락했고,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성소수자는 ‘종북게이’로, 국가의 사과와 정당한 해결을 기다리는 세월호 유족은 ‘불온세력’으로 치부되고, 세월호 생존자들은 단지 배에 탔다는 이유만으로 남들 앞에서 편히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대 사건의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이제 그만하라며 현 체제를 조용히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 연출은 약자의 말을 공연 안에 담아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구술집 ‘작은 무지개들의 비밀일기’, 세월호 생존 학생들과 형제자매들의 육성기록집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등의 자료를 참고해 말을 모았으며, 다큐멘터리 영화 ‘이반검열’(2005, 감독 이영, 제작 여성영상집단 움)과 ‘불온한 당신’(2015, 감독 이영, 제작 여성영상집단 움)을 모티브 삼았다. 혐오가 공기처럼 만연한 사회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당하고 ‘나중에’ 이야기하라며 밀려난 말들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은 다양한 관점에서 국가의 차별과 검열을 바라볼 수 있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총 2회에 걸친 대담에서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교수(8일)와 영화 ‘이반검열’ ‘불온한 당신’의 이영 감독(15일)이 패널로 나선다. 대담은 공연기간 중 토요일 공연에 이어 30분간 진행되며, 해당 날짜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예스24공연, 옥션/지마켓티켓 예매사이트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천원. (문의 02-758-2150)


황문권 기자 hmk06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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